[스타에이지] '런닝맨' 파동이 심상찮다. 7년이란 세월이 무서운 것인 지, 제작진의 긴장감이 흩어진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동안 무한 애정을 보낸 팬심은 한순간에 허무감과 배신감에 휩싸였다. 14일 송지효와 김종국이 하차한다는 첫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본인들이 본업에 좀더 충실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송지효의 경우 기사를 보고서야 하차 사실을 알았던 게 전해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김종국은 송지효 보다는 교체 사실을 미리 알았지만 본질적으로는 대동소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일종의 '강제해고'사태가 벌어졌던 셈이다.
원년 멤버로 7년간 희로애락을 같이해온 송지효 김종국로서는 심적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새 멤버로 영입을 추진하던 강호동 마저 이런 분위기에 짓눌려 결국 '정중한 사양'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강호동은 이미 출연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김종국 송지효 파동 여파로 마음을 바꿨다. 런닝맨을 싸고 상당히 심각한 심리적 갈등 관계가 동료 연예인들간에 조성된 것의 반증이다.
강호동 소속사인 SMC&C의 발표문을 보면 이번 런닝맨 사태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
"어제(14일) 오전 보도된 바와 같이 강호동 씨가 SBS '런닝맨 시즌 2'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 알려진 일련의 상황들로 인하여 저희는 강호동씨의 출연 결정 사실이 불편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희 소속사의 입장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상황의 세세한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만, 어떤 이유에서건 강호동 씨의 출연 여부가 시청자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끼쳐드리는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뜻에서 아프고 죄송스럽지만 이번 출연 제안을 정중하게 고사하고자 합니다."
천하의 강호동이 한번 결심한 출연을 포기한 것은 '불편한 상황'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불편한 상황'이란 표현은 일방적인 교체통보를 받은 김종국 송지효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기도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동료 연예인들 간에 조성된 '배신과 의리'라는 미묘한 기류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모든 불편함은 런닝맨 제작진의 일방적인 '인사조치' 탓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송지효 김종국과 하차 건에 관해 왜 미리 상의를 하지 않았는 지, 서움함과 배신감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초기부터 동고동락 해온, 사업으로 따지면 공동 창업자나 마찬가지인 원년 멤버들을 이렇게 헌신짝 버리듯 해도 되느냐는 문제의식이 런닝맨이라는 브랜드 자체까지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에겐 시청률이라는 마녀가 절대 군주일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 못하는 팬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마녀에게 시달려도 오랜 친구를 함부로 버릴 순 없는 것이고, 이런 문제의식이 이번 송지효 김종국 파동에서 삐쳐나온 셈이다.
물론 런닝맨 내부에서 제작진과 출연진 간에 무슨 구체적인 일이 있었는 지 외부에 있는 팬들로서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 내막이 어찌됐던 SBS 대표 예능 런닝맨이 '배신의 아이콘'으로 전락하지 않길 바라는 게 팬들의 진짜 바램일 것이다.
사진=송지효, 겟잇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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