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외교관 분탕질에 칠레 한류문화 확산 치명타

칠레 현지방송 '한국 외교관 미성년자 성추행' 방송..영화 K팝 드라마 등 한창 고조되던 칠레 한류문화에 서릿발

강민주 기자 승인 의견 0
   
 

[스타에이지]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의 10대 여학생 성추행 파문이 현지에서 한창 일고 있는 한류 문화 확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칠레는 최근 한국영화 '부산행'이 개봉돼 호평을 얻는 등 남미 한류열풍의 주요한 거점으로 부상한 지역이다.

'부산행'은 지난달 24일부터 한국 영화 최초로 칠레 대부분의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K-팝도 지난 2012년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음악방송 프로그램 ‘뮤직뱅크’의 공연 이후 꾸준히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칠레인들 자체적으로 K-팝 커버 댄스와 노래 경연 행사를 기획해 개최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던 상황이었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도 점차 올라와 지난 5월에는 사극 '공주의 남자'가 현지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19일 칠레 현지 방송사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스스로 함정에 빠지다)'가 한국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을 추적 보도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 남성 외교관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 등이 공개됐다.  

이 한국 외교관은 성적 접촉을 거부하는 여자 미성년자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 외교관은 자신이 '함정취재'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포르 파보르'(Por favor·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내뱉으며 허리를 숙여 굽실거리고 동영상 삭제를 애걸하기도 했다.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 제작진은 해당 외교관이 주칠레 한국대사관에서 문화를 담당하는 박 모 참사관이라고 밝혔다.

이 방송에 따르면 박 참사관은 지난 9월 14세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가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한 적이 있다. 

성추행 제보를 받은 제작진은 다른 미성년 여학생에게 의뢰해 박 참사관을 '함정 취재'했고, 이 과정에서 그는 다시 한 번 미성년 청소년에게 신체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방송이 전파를 파자 칠레 현지인들은 해당 방송사 홈페이지와 SNS에 한국인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욕설이 섞인 게시글을 쏟아내고 있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을 직무정지하고 국내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칠레 현지에서의 한류 문화 확산은 치명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칠레에서는 K-팝과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이 꾸준히 저변을 넓혀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지난달 24일부터는 한국영화 '부산행'이 'Estacion Zombi'라는 타이틀로 칠레 전역에서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다.
    
'부산행'은 칠레 내 17개의 영화관을 소유하고 있는 CINEMARK와 27개의 영화관을 소유하고 있는 CINE HOYTS 등 칠레 내 대부분의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부산행'은 각 영화관에서 매일 적게는 1회, 많게는 5회까지 상영되며 '신비한 동물사전'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칠레 영화관에서개봉한 한국 영화는 '부산행'이 최초지만, 넷플릭스칠레에는 이미 '타짜2', '설국열차' 등 다수의 한국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칠레 진출도 활발한 편이었다.  3년여 전부터 한국 드라마 '최고의 사랑', '파스타', '꽃보다 남자'가 현지 전파를 탔고, 올 5월에는 한국 사극 최초로 '공주의 남자'가 방영됐다.

TV에 방영된 드라마 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미남이시네요', '드림하이', '해를 품은 달' 등 다양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프라임 타임에 방송됨으로써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K-팝도 칠레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12년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음악방송 프로그램 ‘뮤직뱅크’의 공연 이후 K-팝에 대한 관심은 급속히 증가했다. 해마다 칠레인들에 의해 K-팝 커버 댄스와 노래 경연을 하는 행사도 열리고 있다. 

한국 식품의 인기도 칠레 내에서 날로 상승하는 중이다. 한류 문화의 확산과 함께  칠레의 한인타운인 빠뜨로나또 지역을 중심으로 한식당과 한국 식품점이 성행하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도 빠뜨로나또와 온라인 매장 등에서 10~2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구매층을 늘여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 참사관의 성추행 사건으로 칠레에서의 한류 문화 확산에는 급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진=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을 다룬 현지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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