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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y? suzy.’화보.<사진=오선혜 작가 인스타그램> |
가수 수지의 사진집 중 일부 사진이 '로리타 논란'을 일으키자 수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퇴폐 이발소' 논란을 일으킨 사진에 대해 "복고와 키치 등의 기획의도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수지와 사진 작가가 의도한 건 키치(kitsch)인데, 엉뚱하게 로리타 논란으로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이 작품을 찍은 오선혜 작가가 공개한 수지의 이발소 사진을 보면 수지의 패션과 주변 소품이 모두 70~80년대 스타일이다.
수지가 전형적인 옛날 이발소에서 일하는 '보조 언니'처럼 묘사됐다.
수지의 패션은 반팔 티셔츠에 미니스커트 차림인데 나름 퀄러티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진부한 느낌을 준다.
배경이 된 이발소 소품들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일각에서는 수지 허리 부위로 구부러져 있는 코브라 수도꼭지를 근거로 로리타 논란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수지의 이 사진과 관련해 “로리타 클리셰 범벅이다”, “여성을 성상품화 했다”며 수지에게 피드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코브라 수도꼭지를 포함한 이발소 소품들과 수지의 패션 등은 일부러 진부함을 표현하기 위해 쓴 키치의 소재라고 볼 수 있다.
사진과 미술 등 예술계에서 쓰는 키치라는 용어는 '인기는 있지만 저속한 작품'을 의미한다. 요즘 표현인 'B급 짝퉁 명품'과 비슷하다.
키치(kitsch)는 독일어로 본디 '저속', '질이 낮은' 이라는 의미다. 예술계에선 일반적으로 모방된 감각, 사이비 예술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미술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1939년 '아방가르드와 키치'라는 논문에서 "키치는 간접 경험이며 모방된 감각이다. 키치는 양식에 따라 변화하지만 본질은 똑같다. 키치는 이 시대의 삶에 나타난 모든 가짜의 요약이다"라고 하면서 키치라는 개념이 처음 정립됐다.
당시에는 재즈와 할리우드 영화, 광고도 키치로 보았으나 현재 이런 것들은 키치라기보다는 대중문화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키치는 진지하고 고상한 취향에 반하는 이단적인 감각, 품위나 기품과는 거리가 먼 반지성적인 태도,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부정하는 태도를 지칭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패션 분야에서 키치는 1971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유행하기 시작해 전세계로 퍼졌다.
키치는 고상하고 품위있는 것, 또는 격식에 대한 반대 의미를 담고 있다.
키치는 전 근대적인 감각의 추구와 간결한 세련미를 배격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지 사진이 이런 경향을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극적이면서 저속한 색채, 지나치게 산만한 장식, 싸구려 물건 등이 키치의 주요 소재다.
수지 이발소 사진도 키치의 이런 경향을 지향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suzy? suzy'라는 제목의 이 화보는 수지가 2015년 2월부터 10월까지 촬영한 단독 화보집이다.
수지가 데뷔 후 사진집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지 사진집에 대해 오선혜 작가는 "20대의 진짜 수지를 담고 있다. 솔직하고 거짓 없는 가장 ‘수지다운’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본인이 기획단계서부터 의상, 표지 선정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수지 소속사도 "극히 일부 사진 및 워딩을 발췌하여 작성된 게시글은 사실과 전혀 무관하며, 복고, 키치등의 기획 의도를 부각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 및 의상인 바, 촬영을 진행한 수지 본인 및 작가의 원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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