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철특검보, 서릿발에 붉은 기운 돌고.."승부는 지금부터"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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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28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마지막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포커스뉴스 제공> |
"김영재 김상만 정기향 이임순 안종범 최순실 최경희 이원준 이경옥 하경희 남궁곤 류철균 이재용 박상진 최지성 장충기 황성수 홍완선 이영선 등을 오늘 기소할 예정입니다." 28일 '수사시간 마지막' 브리핑을 시작한 이규철(53) 특검보의 말끝에는 여전히 서릿발 기운이 서려있었다.
박영수 특별검사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도 평소처럼 오후 2시 30분에 맞춰 홍정석 부대변인과 브리핑실 단상에 올랐다. “2017년 2월 28일 특검 수사 기간 마지막 정례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이규철 특검보의 이날 공식 브리핑은 "최종 수사결과 발표는 3월6일 오후 2시에 할 예정입니다"라는 예고로 끝을 맺었다. 이후 약 30여분간 진행된 기자들의 질문과 이규철 특검보의 답변을 빼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식 브리핑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기자들의 질문이 끝나고 이규철 특검보가 그간의 소회를 겸한 '작별인사'를 시작했다.“그동안 12월1일 부터 수사 준비 기간을 포함해 90일 정도 브리핑을 했습니다. 관련해서 간단하게 마무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에 대한 자평부터 시작했다. “특검은 특별검사법의 대국민 보고 규정에 따라 그동안 실시한 브리핑을 통해 수사과정을 국민에 매일 보고함으로써 수사과정의 투명성, 공정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브리핑 과정에서 나타난 개선 사항을 잘 점검한 후 보존함으로서 향후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특검 브리핑에 관심 가져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 때마다 늘 자신의 뒤편에서 곁을 지키던 홍정석 부대변인에게도 소감을 밝힐 것을 권했다. 기자들 사이에 웃음꽃이 피어나왔다. “그동안 국민들의 성원과 기자 여러분의 적극적 협조에 힘입어 큰 사고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자리에서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홍정석 부대변인은 이렇게 간단하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판사 출신인 이규철 특검보는 언론 관련 일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언론 관련된 일을 태어나서 한 번도 못 해봤는데 느닷없이 맡게 돼 걱정이 상당히 컸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협조해줘서 주어진 어려운 일을 잘 끝내게 된 것 같습니다.” 이규철 특검보의 목소리에는 가벼운 떨림이 섞여있었다. 그간 감회가 순간 몰아쳐 올라오는 듯 했다.
하지만 끝난 게 끝난 것이 아니다. 최순실 이재용 김기춘 조윤선 등 기소한 피고인들의 공소유지도 특검의 몫이다. 만에 하나 이들 핵심 피고인들이 무죄방면된다면, 그 후폭풍은 특검도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수사는 끝났지만 더 중요한 공소유지가 남아있습니다. 끝까지 잘 마무리되도록 보좌하겠습니다." 이규철 특검보의 목소리에서는 여전히 결기가 묻어나왔다.
모든 언론이 특검에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박영수 특검만큼 언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수사팀도 없었다. "그동안 실수도 많이 했는데 많이 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들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있기를 기원하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규철 특검보는 재차 “감사하다”며 다시 몸을 숙였고 고개를 든 이규철 특검보의 눈주위엔 붉은 빛이 돌았다.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100여명의 기자들은 박수로 '코트왕' 대변인을 떠나 보냈다.
이규철 특검보는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지법,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친 판사 출신이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장을 끝으로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박영수 특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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