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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이 "블로그에 올린 강동원 친일파 후손 관련 게시물이 강동원측의 요구에 의해 게시차단됐다"며 28일 밤 SNS에 올린 글과 이미지. |
배우 강동원이 1일 '친일파 후손' 논란에 휩싸였다. 강동원의 외증조부로 알려진 인물이 일제시대 '금광왕'으로 불린 거부였으며 친일단체 간부를 지내면서 일제 경찰 등에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는 의혹은 예전부터 나온 얘기다.
강동원 친일파 후손 문제가 이날 새삼스레 다시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강동원의 외증조부 이야기를 담은 한 블로그 글에 대해 강동원측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포털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비롯됐다.
강동원측의 삭제 요청을 받은 포털은 2월 28일 자체 규정에 따라 게시글을 차단했고, 이에 해당 블로거가 반반해 SNS에 관련 사실을 게시글로 올리면서 강동원 '친일파 후손' 논란이 재점화된 것이다.
이 블로거는 강동원 친일파 후손 관련 이미지와 글을 한 영화전문 사이트에서 퍼다가 자신의 블로그에 첨삭해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블로거는 28일 밤 '강동원 한테 온 메일'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린 글에서 "없는 말 지어낸 것도 아니고 니가 그랬다는 것도 아니고 역사가 기억하는 그대로 왜곡한 것도 없어, 사람들이 알권리는?"라며 강동원측을 비판했다.
이어 "일처리 참 잘한다, 그런다고 역사가 달라지진 않아, 은폐하려드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는 것과 같다"며 게시글 삭제에 항의의 뜻을 표했다.
강동원의 친일파 후손 논란이 본격화 된 것은 강동원이 지난 2007년 한 매체와 한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해당 인터뷰에서 강동원은 외할머니와 외증조부를 거론하며 "존경한다" "훌륭한 분이셨다" 등의 용어를 썼다. 자신의 선조에게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문제는 강동원의 외증조부로 알려진 이종만씨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부역자로 평가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이종만(1885~1977)은 일제시대 '조선임전보국단 이사'라는 직책을 가진 실업가였다. 평안북도 자성의 금은광구를 소유해 '광산왕'으로 이름을 떨친 거부였다.
조선 제일의 철광 자성광산도 소유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1937년 6월 대동광업주식회사를 설립해 사장에 취임했다.
이종만은 1937년7월 중일전쟁이 나자 '북지위문품대'로 1000원을 기부했다. 1938년 10월에는 정주경찰서에 '황군 위문금'을 냈다. 1939년 4월 징병 의무교육 총동원 문제로 군과 조선총독부가 민간인 유지들을 초대해 개최한 조선호텔 좌담회에 출석했다.
같은 해 7월 일본군 위문대 대금으로 1000원을 냈다. 당시 1000원은 현재 화폐가치로는 1억원쯤 된다.
강동원의 친일파 후손 논란을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은 갈린다. 강동원은 실제로 외증조부의 도움을 전혀 받은 바 없다는 점을 들어 일종의 '연좌제'에 근거한 비난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있고, 강동원이 친일행위를 한 외증조부를 "훌륭하다"고 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강동원이 인터뷰 당시만 해도 외증조부가 친일 행위를 한 인물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정확한 인식이 없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동원이 인터뷰한 시점은 2007년인데,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것은 그로부터 2년 후인 2009년 11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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