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작곡가 김형석의 요청에 의해 세월호 추모곡을 발표했다. 세월호 추모곡은 세월호 참사 3주기인 2017년 4월 16일을 열흘 앞두고 발표됐고, 작곡가 김형석이 프로듀싱을, 가수 나윤권이 노래를 맡았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캠프 측 대변인은 6일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세월호 추모곡 제목은 '그리움 만진다'로 문 후보가 영상 내레이터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이어 "지금 이 시각 세월호가 있는 목포에 문 후보가 가 있다"며 "목포로 마음은 향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기 위해서 이 자리에서 영상을 하나 공개한다"고 덧붙이며 해당 영상을 선보였다.
이번 세월호 추모곡은 김형석 작곡가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문재인 후보가 영상 내레이터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형석 작곡가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지금까지 곡을 작업해 3년 만에 노래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문 후보 섭외 배경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때 애써 눈물을 참던 문 후보가 세월호 분향소에서 눈물을 흘리며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봤다"고 언급했다.
3분 27초 길이의 세월호 추모곡 '그리움 만진다'는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를 배경으로 나윤권의 절제되고 섬세한 목소리가 아련함을 더한 곡이다. 바닷물결을 연상시키는 피아노 아르페지오 인트로와, 첼로를 사용한 간주 및 부드러운 스트링 선율이 곡이 끝난 뒤에도 여운을 남긴다. 세월호 유가족은 앞서 추모곡 취지, 의미, 가사를 전달받고 의견과 바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리움 만진다' 뮤직비디오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무료 배표됐다. 유료 음원은 이날 오후 6시 CJ E&M을 통해 공개돼 멜론, 벅스뮤직 등 유명 음원 사이트에 등록됐다.
음원 수익금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전액 4·16세월호가족협의회에 기부된다.
다음은 ‘그리움 만진다’ 가사.(김형석 곡/나윤권 노래)
이 바람 따라 걸으면 널 만날 수 있을까/이 물결 따라 떠나면 널 만질 수 있을까
그래 그래 참 이쁘다/봄 날 같던 네 미소/불어오는 바람이 되어/이젠 나를 다독여 주는 너
그리운 안부 차오른다/바람이 스친다/보고픈 이름 불러본다/물결이 오른다
그래 그래 참 고웁다/봄 날 같던 네 기억/볕 좋은 날 다시 널 만나/함께 봄소풍을 가자꾸나
닿을 수도 없지만 널 볼 수도 없지만 난/보고 또 본다 머무르다 바람따라 간다 봄 맞으며 널 만진다/그리움 만진다.
익숙했던 안부도 이젠 어쩔 수 없을까/잘가란 말 못해도 이젠 보내줘야 할까
이 바람 따라 걸으면 널 만날 수 있을까/이 물결 따라 떠나면 널 만질 수 있을까/다시 널 부른다.
'그리움 만진다' 내레이션(안도현 작)
은화야, 다윤아,
현철아, 영인아,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이영숙님, 권재근님 그리고 혁규야.
푸른 잎사귀보다 더 푸른 너희가 아직 그곳에서 꽃이 되었다는 사실을 나는 믿지 못하겠다.
수학여행을 가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너희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다.
검은 바다 속에서 애타게 어른들을 찾았을 너희에게 우리 어른들은 아무 것도 해준 일이 없다.
너희가 생각했던 나라는 이런 곳이 아니었을 거야. 너희가 믿었던 어른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을 거야.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책임지지 못해 미안하다.
어둡고 깊은 곳에 혼자 내버려둬서,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같이 살아 있지 못해서,
우리만 살아 있어서 미안하다.
아이들아, 부끄러운 어른으로 그래도 말을 걸고 싶구나.
잠깐만 나와 볼래.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몰래 가는 거야.
우리 제주도로 가자.
내가 데려다 줄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가 볕 좋은 곳에 그냥 드러누워 버리지 뭐. 봄날이니까.
우리니까.
사람이니까.
함께 걸어줄게.
손잡아 줄게.
신나게 놀아 줄게.
아이들아, 지금은 꽃이 된 아이들아.
사진 = '세월호' 추모곡을 부른 가수 나윤권. / 출처 = 세월호 추모곡 '그리움 만진다' 뮤직비디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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