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관료가 이런 신앙을?...사이비종교 정국에 기름부은 박승주 안전처장관 내정자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스타에이지] 최순실 국정농단의 근본원인이 사이비종교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무속신앙을 연상케 하는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의 저서와 행적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까지 해가며 '사이비종교나 굿'에 관련된 루머를 부인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관 후보 인물이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종교에 심취해 있음이 드러나 파장이 크다. 

박 내정자는 사이비종교를 연상케하는 책을 쓰고,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굿판'에 직접 참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지난 2일  김병준 총리 내정자의 추천을 받아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안전처 장관에 발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정연국 대변인은 “박 내정자가 여가부 차관 출신으로 정책 및 현장 경험을 갖춘 데다 여러 분야에서 봉사활동 경험이 있어 안전관리 역량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도 자신이 박씨를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추천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

박승주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은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한 정통 내무부 관료 출신이다. 

전남 영암 출생으로 광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제 21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내무부 자치제도과 과장, 행정자치부 지방재정경제국 국장,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8월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발탁됐다. 

차관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분야 정책자문위원, 광주발전연구원 원장, 안전행정부 지방재정분야 정책자문위원,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세종로국정포럼이사장 등을 지냈다.

지방자치분야 전문가로 꼽히며 실무진의 의견을 존중하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일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지난 1995년부터 제도화된 중고교생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박승주 내정자 발탁은 갑작스럽게 결정됐는데, 박인용 안전처 장관도 개각발표 30분 전인 2일 오전 9시에서야 교체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내정자의 무속신앙과 굿판 참여 사실은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최순실씨의 종교적 색채에다 이른바 '세월호 인신공양 굿판설'까지 겹치면서 '사이비종교' 논란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됐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항간에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이 시간 모처에서 최태민의 부활을 위해 '인신공양 굿판'을 벌였다는 루머까지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박 내정자의 굿판 참여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 등에는 "최순실 무당 가니까 박승주 무당이 오냐", "국민안전처 장관에 무속인을 쓰다니", "세월호 300명 인신공양설도 믿을 것 같다" 등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회자되고 있다.  

"무속 신앙도 전통 종교의 하나로서 인정받아야 한다", "장관도 종교의 자유는 있다"는 등의 글을 남긴 네티즌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론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일 대국민 담화에서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한 바 있다.

YTN은 7일 박승주 내정자가 지난 5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구국 천제' 기도회에 한 단체의 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통행사를 재연한다면서 '굿판'을 벌였는데, 박승주 내정자는 하늘에 올리는 편지인 이른바 '고유문'을 직접 낭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종교에서 단군을 칭하는 말인 '한배검'에게 한국을 문화경제대국으로 만들어 달라고 기도하는 내용이다.  
   
'구국 천제 기도회'는 한 명상 모임이 주도해 국민이 바른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국민운동을 벌이겠다며 올해 설립됐다.  
   
박 내정자는 "행사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며 단순히 재능 기부 차원에서 도와준 것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박 내정자는 지난 2013년 출간한 저서 ‘사랑은 위함이다’라는 책에서 명상을 통해 자신이 실제로 체험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책에서 밝힌 내용은 대부분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내정자는 책에서 "명상하면서 바닷속이나 다른 나라에서 새로 태어나는 등 모두 47차례 지구에 다른 모습으로 왔다"고 했다. 
또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이 자신을 찾아와 조선 말기 왕의 일기인 ‘일성록’을 건넸다고도 했다. 
   
“죽으면 영혼이 메모리칩 2개를 갖고 하늘로 가며 하늘에는 자기 영혼의 블랙박스가 있다”라고도 적었다. 
   
박 내정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스승을 명상 전문가로 알려진 여성 안모 씨라고 밝혔다. 2009년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안 씨의 명상 강좌를 듣고 큰 가르침을 얻었다는 것이다. 
   
안 씨는 지난 1990년대 토속신앙과 관련된 종교단체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의 제자는 YTN과 인터뷰에서 “앞날을 거의 내다보시는 분”이라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심장병 같은 것을 치료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영적인 치료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박 내정자도 안 씨가 영험한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자신도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안 씨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맞지만 안전처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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