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1) 얼마나 울릴려고 이렇게 웃기나

남주인공 시한부가 예고한 새드엔딩

장영준 기자 승인 의견 0
'함부로 애틋하게' 메인 포스터. (사진=KBS)

[스타에이지=장영준 기자] 김우빈과 수지의 매력에 시청자들이 퐁당 빠져버렸다.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 일줄은 몰랐다. 온갖 설렘으로 가득한 극 초반이었지만, 문득 새드엔딩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게 느껴진다. 대체 얼마나 울리려고 이렇게 웃기는 건지.

KBS 2TV 특별기획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 제작 삼화네트웍스 IHQ)에서 신준영(김우빈)과 노을(배수지)의 첫 만남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 노을은 공부에 열중하던 준영을 불러내 다짜고짜 왜 자신의 친구와 만나주지 않느냐고 따졌다. "너 때문에 친구가 죽게 생겼으니 그냥 한 번 만나주기나 해달라"고 생 떼를 썼다.

사실 노을도 준영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준영이 최고 인기남이었으니 노을도 흔들리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친구와 사귄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조용히 마음을 접었다. 노을에게는 신준영에 대한 악감정만이 남았다. 노을에게 관심도 없던 신준영도 검찰청에서 자신을 망신 준 노을에게 악감정을 품었다. 결국 준영으로 인해 노을은 한 순간에 친구를 배신한 '나쁜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함부로 애틋하게' 2회.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비록 거짓이었지만, 준영의 마음 속에는 어느새 노을이 들어와 있었다. 그저 골탕을 먹이기 위해 사귄다고 거짓말을 했을 뿐인데, 준영은 노을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노을이 사채업자에게 쫓겨 야반도주를 했을 때도 미친놈처럼 찾아다닌 것도 그 때문이었다. 시간이 흘러 국내 최고의 톱스타가 됐지만 준영은 여전히 노을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준영이 노을을 그리워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

지난 3회에서 노을을 향한 준영의 마음이 그리 순수하지만은 않았음이 드러났다. 준영은 친아버지인 최현준(유오성) 부장검사의 비리를 폭로하려는 노을을 막으려 했다. 단지 증거를 낚아채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일로 노을이 생사의 기로에 섰다. 교통사고를 당한 노을은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고, 준영은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며 오로지 노을이 살아나기만을 바랐다.

'함부로 애틋하게' 3회.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이러한 과거 때문에 노을에 집착하던 준영은 현재에서도 여전히 노을을 무시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노을을 머릿속에서 지워보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채업자에게 보증금까지 모두 빼앗기고 갈 곳 없던 노을에게 준영은 끝내 다큐멘터리를 찍을 것을 허락했다. 악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이렇게 다큐 촬영을 통해 다시 한 번 시작될 것을 예고했다.

문제는 준영의 현재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 준영은 이미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새드엔딩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 포스터에 낙서를 한 것을 빌미로 노을과 거짓 연애를 즐기며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없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회를 거듭할 수록 드라마는 마치 눈물 흘릴 준비를 하라고 말하는 듯 하다.

수지는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너무 많이 울어서 그만 좀 울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스포 아닌 스포로 결말을 예고한 수지의 이 말은 '함부로 애틋하게'가 짠내 나는 드라마의 전형이 될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김우빈과 수지가 보여줄 격정 멜로가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을 울릴지 자못 궁금해진다.

저작권자 ⓒ 스타에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