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toZ] '위대한 유산',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숨은 페이지

연기 인생 60년 배우 이순재의 새로운 도전

장영준 기자 승인 의견 0
(사진=KBS)

[스타에이지=장영준 기자] 'KBS 스페셜'이 이번에는 우리가 몰랐던 숨은 역사를 조명한다. 제법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조선 시대의 수학 의학 천문학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들여다봐도 놀랄 수밖에 없는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3월 종영한 과학 사극 '장영실'을 즐겨본 시청자라면 이번에 총 4부작으로 방송될 'KBS 스페셜'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를 과거로 안내하고 당대의 과학 기술을 보다 더 쉽게 알려줄 가이드로 배우 이순재가 나섰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KBS스페셜' 특집 한국의 과학과 문명 4부작 '위대한 유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순재를 비롯해 전북대 신동원 교수 KBS 고정훈 팀장 김정희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취지 등을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정희 PD 신동원 교수 이순재 고정훈 팀장. (사진=KBS)

본격적인 과학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위대한 유산'은 역사 속 우리 고유의 과학을 역동적 CG, 생생한 재연, 흡입력 높은 애니메이션에 글로벌한 시각을 더해 사실적이고 흥미롭게 분석했다. 숨겨진 과학 이야기와 인물을 추격하고 프레젠터 이순재의 눈과 귀를 통해 확인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연출을 맡은 김정희 PD는 "'위대한 유산'은 역사와 과학이 결합한 다큐멘터리다. 기존 역사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접근하기 위해 과학에 집중했다"며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특수 촬영과 알려지지 않은 선조들의 얼굴을 재현해 넣었다. 조선시대 과학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KBS)

'위대한 유산'이라는 단순해 보이는 제목 역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고정훈 팀장은 "우리의 과학적 성취가 어느 수준이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고자 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원래 제목도 '동아시아를 뒤흔든 위대한 유산'이었다. 여기서 '동아시아를 뒤흔든..'을 뺐다. 일부러 그렇게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팀장은 "어떻게 보면 제목이 맛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보신다면 그런 제목이 없어도 감동을 받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위대한 유산'이라는 제목은 우리가 그냥 그렇게 느낀 것이었다.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원래 PD들이 남들과 겹치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번에는 제목이 딱 어울린다고 생각해 끝까지 밀고 나간 것이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 방송에서는 이순재의 출연 자체가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60년을 오로지 연기라는 한 길만 걸어온 그가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심한 데는 프로그램 취지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초등학생 때 수학 점수가 60점이었다. 일찌감치 포기하고서 배우 직업을 선택했다"는 재치있는 말을 꺼낸 뒤 "이번 프로그램을 하면서 위대한 과학적 창조가 있었다는 걸 다시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KBS)

또 "17세기부터 우리가 과학 문명을 주도했는데 지금은 남은 게 없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과학적 능력과 역사를 알릴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힌 이순재는 "최불암이 돌아다니면서 밥 먹고 다니길래 솔직히 (다큐를) 쉽게 봤다. 그런데 쉽지 않더라"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학을 이해해야해서 어려웠지만 보람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과 조건이 허락되면 또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순재와 함께 하는 '위대한 유산'은 오는 21~22일, 28~29일 밤 10시에 볼 수 있다. 1부 '수학 조선' 2부 '세계가 탐낸 조선의 의학 동의보감' 3부 '조선 천문학 하늘을 개작하라' 4부 '혼천시계 조선의 시간을 잡아라'로 나뉘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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