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표 특혜 논란 '고든미디어' 마해왕 부터 털어내야 문화벤처들 살 수 있다
정성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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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에이지=정성구 기자] 비선 실세 차은택씨의 정부 예산 개입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차 씨는 내년에 191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VR(가상현실) 콘텐츠 사업에 자신의 측근을 심어 정부 예산을 따내려고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차은택씨는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에 지난해 12월 문을 연 문화창조벤처단지 설립을 이끈 인물로 알려져있다. 10일 현재 문화창조벤처단지에는 93개사가 입주해 있다. 11층부터 15층까지는 기본 2년에 연장 심사를 거쳐 최대 4년 입주가 가능한 독립공간에 42개사, 10층에는 기본 6개월에 연장 심사를 거쳐 최대 1년 입주가 가능한 열린공간에 51개사가 입주해 있다.
건물 11층에는 VR 제작 전문회사 고든미디어란 회사가 입주해 있다. 이 업체 대표인 마해왕씨는 최씨의 아지트로 알려진 카페의 운영업체 이사이다.
마 대표는 지난 3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부 VR사업 프로젝트를 설명한 인물이다. 석 달 후인 올해 6월에는 프랑스 국빈 방문에 함께해 한복 패션쇼 투어의 가상현실 영상을 선보이며, 프랑스 업체와 업체협약을 체결했다. 또 마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영상촬영 업무를 맡기도 했다.
차은택씨의 정부 예산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한 90여 개 벤처기업들은 '차은택 직격탄'에 신음하고 있다. 벤처단지를 운영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입주사들에게 지원해야 하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지원 대상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콘진원 관계자에 의하면 93개 업체들의 건물 임대료는 한해 40억원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체부는 문화창조벤처단지 구축 및 운영(555억원 중 192억원 삭감), 문화창조아카데미 조성 및 운영(309억원 중 51억원 삭감),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 허브화(169억원 중 145억원 삭감) 등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예산 삭감안이 포함된 '문제사업 예산 조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최순실·차은택 관련 예산 전액 삭감'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사들은 차씨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차씨의 검찰 수사에 결과에 따라 당장 짐을 싸서 나와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입주사들은 차씨의 의혹을 하루 빨리 털어내 벤처단지 내에서 예정된 입주기한을 연장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사들은 올해 연말 입주 연장 심사가 예정되어 있다. 만약 문화창조벤처단지 사업 축소와 백지화 가능성이 현실화 될 경우 이 곳에 입주한 다수의 기업들은 당장 짐을 싸고 방을 빼야할 처지다. 정부가 사실상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경우 93개 모든 입주사들이 당장 길거리에 내몰릴 상황이다.
문화창조벤처단지의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단지 13:1의 경쟁율을 뚫고 들어온 벤처기업 중 하나다"라며 "차은택씨의 검찰 수사로 직접적인 피해가 우리에게 오고 있다. 고든미디어를 벤처단지로부터 퇴출시켜야만 우리도 살길이 생긴다"고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또 다른 입주업체 관계자는 "현재 차은택씨의 수사 결과에 모든 촉각이 쏠리고 있다. 힘들게 들어온 우리 회사가 고든미디어에 묶여 정부의 특혜를 받는다는 주변의 시선에 상당히 불쾌하다"면서 "요즘엔 외부 미팅에서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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