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미래] 인도네시아 콘텐츠 비즈니스 "이슬람 고려, 현지화"가 관건

2016 넥스트 콘텐츠 컨퍼런스, 한경진 인도네시아 방송국 RCTI 제작국장

염지은 기자 승인 의견 0
한경진 RCTI 제작국장이 15일 코엑스서 열린 '2016 넥스트 콘텐츠 컨퍼런스'의 한류 비즈니스 분과에서 강연하고 있다.

[스타에이지=염지은 기자] 인도네시아의 한류 콘텐츠 비즈니스에 있어 가장 고려해야할 것은 ‘이슬람 문화’로, 완성품보다 '현지화'된 콘텐츠를 개발해야할 것으로 조언됐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6000만명으로 중국, 인도, 미국에 이은 세계 4위의 규모다.  특히 50세 미만이 전체 인구의 80%, 평균 연령 28세로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6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에서 '한류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한 세션(좌장 정달영 교수)에 패널로 참석한 인도네시아 최대 민영방송국 RCTI의 한경진 제작국장은 "한류 수출시 이슬람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실패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한류 수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가 베트남, 태국, 태국과 틀리다는 것"이라며 "이들 국가는 우리와 같은 유교, 불교를 겪었지만, 인도네시아는 이슬람이 80%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수준이 높지 않고 종교가 이슬람이라 술을 못먹고 개를 키우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집에서 할 일이 없다. 하루 평균 TV시청 시간이 5시간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방송 콘텐츠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한경진 국장은 "공중파 11개 채널의 1년 각 매출이 1000억원에서 2500억원 밖에 안되지만 순익은  1000억원에 달한다. 우리는 MBC, SBS가 연간 1조원의 매출을 내면서 순익은 200억~300억원 수준"이라며 "프로그램의 10%까지 광고가 가능한 우리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30%까지 PPL 등 광고가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방송시간의 40%가 광고다. 전후 광고가 없고 중간 광고다. 세그먼트화 돼 있다”며 “한시간 내내 끝까지 끌고가는 방송콘텐츠는 인도네시아에 맞지 않는다. 10분 안에 변화를 줘야한다. 광고 6~7분을 보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세그먼트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또 “MNVN 등 공중파 4개가 TV광고 시장의 약 50%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코퍼레이션을 고민해야 한다”며 “미디어 광고시장에서 2014년 기준 TV시장 비중이 65%, 온라인과 모바일이 7%였는데 2019년은 TV는 65%를 유지하고 온라인과 모바일은 10%가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한류 콘텐츠 수출에 있어 두번째로 염두에 두어야할 것은 '현지화'다.

한경진 국장은 "화려한 조명과 노래, 군무는 먹히지만 5~6년전에 비해 한류가 가라 앉았다. 한류 상품을 사지 말라는 현상도 있다"며 ”처음에 접근할때부터 현지에 맞게 로컬화된 콘텐츠로 다가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류 수출이 완제품 판매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부분, 파트파트를 갖다가 현지에 맞게 가공해서 파는 방식이 돼야 한다. 아니면 인력 수출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방송 콘텐츠에 대해서는 “평균 교육 수준이 중학교 졸업으로 낮다보니 TV 프로그램 편성이 거의 드라마와 예능으로 교양프로가 없다. 인디아, 터키 드라마가 흥행하고 있다”며 “버라이어티쇼인 달샷 어워즈 등 시상식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 스폰서와 광고가 붙으니 각종 상을 계속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는 교통수단이 오토바이다 보니 거리 폭주족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1위다. 2위는 이슬람 성지 하지를 가기 위해 돈을 버는 가족 얘기다. 오토바이 레이싱도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는 ‘꽃보다 남자’, ‘풀하우스의’ 시청률이 가장 높게 나온다. 판타스틱하고 신데렐라 스토리가 먹힌다. 태양이 후예는 참패했다. 문화의 차이로 애국심은 안 먹힌다"고 덧붙였다.

한경진 국장은 "런닝맨,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참패했지만 현지화했더니 시청률이 좀 높게 나왔다"며 "그대로 하는 것보다 로컬라이즈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의 인구가 젊고 교육 수준이 낮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2억6000만명, 비공식적으로는 3만명에 달하는데 인구 평균 연령이 28세다. 인구의 80%가 50세 미만이다”며 “교육 수준은 중학교 졸업이 절반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가 덥다보니 우리처럼 가수수길, 홍대 등의 거리문화가 없고 쇼핑몰 문화다. 몰 안에서 모든 게 다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2016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했다. 15~16일 코엑스에서 '미래,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세계적 권위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세계 콘텐츠산업의 최신 동향과 문화기술의 미래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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