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인의 장막 불통시스템이 세월호 7시간 참사 원인"

강민주 기자 승인 의견 0
   
 
   
 
   
 

[스타에이지]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27일 방송에서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의 실체와 청와대가 공개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표에 나타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스포트라이트'는 안봉근, 정호성, 이재만 등 '문고리 3인방'은 사실상 비서실장을 넘는 권세를 누렸으며 이들이 친 인의 장막과 '불통 시스템'이 결국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이라는 결과를 불러온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결론 지었다.  

특히 청와대는 최근 내놓은 해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 집무실'에 주로 있었다고 했는데, 이는 극히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전 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 경험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청와대는 최근 자체 홈페이지에  '오보 괴담바로잡기,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 이것이 팩트 입니다'라는 해명성 글을 올렸다. 

여기서 청와대는 "청와대에는 관저 집무실, 본관 집무실, 비서동 집무실이 있다" 며 "세월호 당일에는 (박 대통령이)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고 적시했다.

청와대 근무 경험자로 나온 이들은 "어떤 정부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다른 정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창와대 관저는 일종의 가정집 같은 것으로 사실상 대통령 개인 공간이고, 더구나 박 대통령은 여성이서 비서진들이 관저까지 가서 업무 보고 등을 한다는 건 생각하기 힘들고, 따라서 관저에서 낮 근무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경험을 토대로 "청와대 관저에는 집무실이 없다"고 단정했다.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했다는 말 자체가 허위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평상시도 아니고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사고가 터진 난 주로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이 평상시도 그렇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대면 보고는 한번도 받지 않고 전화 몇통을 빼면 죄다 서면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부분도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규연 스포트라이트 제작팀은 박 대통령이 서면보고를 즐긴 이유가 그 내용을 자신 뿐아니라 최순실도 공유해야 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본관이나 비서동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서면 보고를 받은 것도 최순실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다. 

한  전문가는 "이런 박근혜 대통령의 행동은 예전부터 그랬는데, 이건 최순실과 함께 국정보고를 받기 위해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제작진은 "세월호7시간 의혹도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빚은 참사"라며 "세월호 구조 골든타임 대에도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방한,자율형 사립고,기초연금법 관련 등 참사와 전혀 관계없는 3개의 보고를 받았다"고 사례를 들었다.   

또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당시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세월호가 와전히 침몰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것이 팩트다'를 통해 언론사들의 '전원 구조 오보' 때문에 오후까지 혼동을 빚었다고 언론에 책임전가를 했다"고 지적했다.

스포트라이트 측은 "청와대의 세월호7시간 의혹을 덮으려고 공개한 청와대의 '팩트'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고 결론지었다.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들도 청와대 해명이 의미가 있으려면 서면보고했다는 문건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청와대는 조사 기간동안 이런 요구에 전혀 응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 조사관은 “(청와대가) 팩트의 근거가 될 자료를 줘야하는데,  내용이 없어요.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고 한들, 국민들에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대통령의 불통을 불러온 문고리 3인방의 실체에 대해서도 집중 분석했다.

스포트라이트 제작팀은 결론적으로,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등 '문고리3인방'의 주군은 박근혜와 최순실 두명이었다고 분석했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이라기 보다는 정윤회와 최순실의 비서였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 보권선거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 이들 3인방을 채용하고 업무 지시를 한 장본인이 정윤회와 그의 전 부인 최순실이라는 것이다. 

3인방을 비롯한 보좌진들이 가장 무서워한 것도 정윤회와 최순실이었다.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는 한 제보자는  “삼성동 자택에 누가 침입하는 큰 사건이 벌어졌는데, 담당 경호원을 자른 게 정윤회 실장이었다. 그가 인사권을 휘두르니 모두 무서워했다”며 “정윤회나 최순실이 대통령 선거 나가지 말라고 하면, 그 말까지 따를 듯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제작팀은 “정윤회, 최순실과 3인방의 위계질서는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2013년 청와대 입성 후 이재만은 총무비서관 정호성은 1부속실, 안봉근은 2부속실 비서관이 된다. 

타이틀은 모두 비서관이지만 위세는 수석은 물론 비서실장과 같았다고 한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이들 3인방에게 감히 비서관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었다. 정호성과 안봉근은 ‘실장님’이라고 불렀다. 특히 이재만 비서관은 호칭 앞에 ‘총무’를 빼먹으면 들은 체도 안 했다”고 증언했다.  

직급에 맞지 않는 과도한 예우를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경내 유선전화는 발신자의 직급에 따라 벨소리가 다르다. 수석급 이상이 전화하면 사이렌처럼 요란하게 울리는데, 3인방이 전화하면 수석 벨소리가 울렸다”고 했다.

또  “비서관에게는 아반테급 소형 차량이 제공되는데, 이들 3인방은 SM5급 중형 차량을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기춘 비서실장도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고 묵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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