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식, MBC로 번진 崔게이트 열릴까?

MBC 김민식 PD, 사내 게시판에 장근수 본부장 반박글 "부끄럽고 슬펐다"

이혜원 기자 승인 의견 0

<사진=MBC캡처>

[스타에이지] 최순실의 전남편 정윤회씨(61)의 전처 소생으로 밝혀진 신인 배우 정우식(32)의 MBC 출연 특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MBC 드라마 김민식 PD는 사내 게시판에 "정우식이 정상적인 오디션츨 거쳐 캐스팅됐으며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장근식 MBC 드라마 본부장의 말을 정면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김민식 PD는 장근수 본부장이 직접 제작사 대표나 연출자를 통해 캐스팅을 주문한 일이 있고, 비중이 없는 신인한테 높은 출연료까지 요구해 제작자들이 난색을 표했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밝혔다.

또 "언제부터 드라마 신인 배우 발굴이 본부장의 일상적 관리 행위가 되었느냐"며 이러한 결정에는 안광한 MBC 사장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식 PD는 또 “ 정상적 방송사 경영활동에 간섭하고 제작 현장의 독립성을 훼손시킨 사람은 누구냐”며 “다른 방송사에는 감히 밀어 넣지도 못할 배우를 MBC에만 넣어 더 부끄럽고 슬펐다”고 썼다.

앞서 정우식은 최근 종방한 '옥중화' 등 지난 2년간 MBC 드라마 조연으로 내리 출연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5일 경향신문은 “정우식에게 특정 배역을 주라고 지시해 100명 넘는 연기자들이 응시한 오디션이 쓸모없어진 적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MBC 드라마 PD들의 증언에 따르면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안광한) 사장의 부탁이다”며 여러 명의 드라마 PD들에게 전화해 정우식씨의 드라마 출연과 함께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근수 본부장은 정우식이 MBC 드라마에 출연토록 제작진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에 대해 “소속사를 비롯해 친구 등에게 잘 봐달라는 얘기를 듣고 신인 오디션에 넣어달라고 부탁한 거지 캐스팅 청탁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정우식도 캐스팅 과정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지금껏 살면서 내 아버지의 존재를 알고 계신 단 한 분도 없었다. 그러니 특혜라는 게 있을 수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언론단체시국회의와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서울 대치동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성우 전 홍보수석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사건에 대해 특검 이관 수사를 촉구하며 정우식의 MBC 드라마 출연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했다.

정윤회씨와 안광한 사장 등 MBC 경영진에 용된 범죄 혐의는 △배임수(증)재죄 및 업무상 배임죄 △업무방해죄 △방송법 위반 등 크게 세 가지다. 

언론단체는 “정윤회를 위시해 MBC 경영진이 공영방송 MBC의 공적 책무와 윤리 등은 내팽개치고 MBC 제작 현장 PD들의 방송편성 및 제작 자율성 보장은 외면한 채 비선실세 및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정우식에게 캐스팅 특혜를 줬다”며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특혜 사건과 함께 특검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드러난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철저히 엄벌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4년생인 정우식은 건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인 2013년부터 영화 ‘족구왕’과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 등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본격 데뷔했다. 2014년 4월부터 MBC 드라마 ‘개과천선’을 시작으로 ‘야경꾼일지’, ‘오만과 편견’, ‘빛나거나 미치거나’, ‘딱 너같은 딸’, ‘화려한 유혹’, ‘옥중화’ 등 올해까지 MBC 드라마에만 내리 7편 출연했다. 지난해 정씨가 출연한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도 MBC 자회사인 MBC C&I가 제작했다.

정윤회씨는 대한항공 보안승무원으로 근무하던 1980년 무렵 3살 연상의 최모씨(64)와 결혼해 1981년 큰 딸을, 1984년엔 아들 정우식을 낳았으나 1990년대 초반 최씨와 이혼하고 95년 최순실과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김민식 PD의 글 전문.

저는 장근수 본부장님을 믿습니다.

아래 글 중에서 <표시> 안의 글은 12월 15일 올린 장근수 드라마본부장님의 입장입니다.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성장 가능성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 그 역량이 드라마에 반영되도록 하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총괄 책임자로서 드라마본부장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본부장님께서는 때로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서, 때로는 연출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특정 남자 배우를 반드시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종용하셨습니다. 대본을 보고 극중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하여 캐스팅을 주문하신 일도 있고,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러 제작진이 난색을 표했을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정우식은 당시 이수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이것도 사실이라 믿습니다.

저는 본부장님을 포함한 드라마 제작진은 그 배우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믿습니다. 전처소생의 아들을 캐스팅함으로써 비선실세에게 줄을 대야겠다고 생각할 사람이 MBC 드라마 피디 중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수현이 아니라 정우식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어도 그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광한 사장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드라마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본부장으로서 PD들에게 '이수현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오디션과 출연을 적극 검토해 보라'는 의도를 강조하다가 사실과 다르게 사장을 언급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일 리 없습니다.

아무리 가능성이 큰 신인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해도, 이미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검증이 된 신인을, 배역에 맞지 않고 이미지에 맞지 않고 출연료도 맞지 않는 신인을 억지로 출연시키려고 사장님을 팔았을 리가 없습니다. 난색을 표하는 후배의 의지를 꺾으려고 윗사람의 권세를 거짓으로 동원할 분이 아니라는 건 제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다 MBC 드라마를 위해서 하신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매체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공중파 드라마의 위상이 갈수록 위축되는 요즘, 회사로부터 더 많은 지원과 예산을 타내기 위해 노력하던 과정에서 생겨난 불상사라고 믿습니다. 지난 몇 년간, 그 배우의 출연작 리스트에는 KBS나 SBS가 없었습니다.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적도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MBC였습니다. 'MBC 드라마를 위해 애쓴' 본부장님의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부끄럽고 슬펐습니다. 다른 방송사에는 감히 밀어 넣지도 못할 배우를 MBC에만 넣었다고요? 다른 방송사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않은 비선 실세 농단을 MBC에서만 했다고요?

언제부터 드라마 신인 배우 발굴이 본부장의 일상적 관리행위였습니까? 정상적 방송사 경영활동에 간섭하고 제작 현장의 독립성을 훼손시킨 사람은 누구입니까? 선배님께서 수십 년간 지켜온 MBC 드라마입니다. 앞으로도 그 제작현장을 지켜야할 MBC 후배들을 생각해주십시오. 그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지켜주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디 놓치지 말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김민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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