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 만만찬은 상대였지만 타렉 사피딘(30· 벨기에)은 '스턴건' 김동현(35)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깔끔하게 피니시로 종결하지는 못했지만 김동현은 지루한 공방전을 영리하게 운영하며 결국 판정승을 이끌어냈다.
김동현은 31일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07 웰터급 경기에서 타렉 사피딘을 누르고 1승을 추가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대회 이후 13개월만에 옥타곤에 오른 김동현은 사실상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로써 지난 2008년 UFC에 입성한 김동현은 UFC 통산 13승 3패 1무승부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김동현은 UFC에서 13승을 거둔 두번째 아시아 선수가 됐다. 일본의 오카미 유시가 동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 김동현은 올해 예정됐던 두차례의 경기가 연기되면서 이날 컨디션 조절에 부담이 컸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김동현은 사피딘을 맹렬하게 몰아부쳤다. '스턴건' 벌명답게 사피딘의 가슴을 파고 들며 날카로운 펀치를 날렸다.
하지만 '스펀지' 사피딘도 노련했다. 빠른 풋워크를 구사하며 그라운드를 노리는 김동현에게 거리를 주지 않았다.
결국 경기 양상은 지루한 엉겨붙기 '클린치' 스타일로 변했고 김동현과 사피딘은 서로 엉겨붙는 시간이 많았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면서 김동현은 펀치를 날리며 반전을 노렸지만 사피딘의 빠른 움직임 탓에 타겟팅이 정확히 되지 못했다.
1라운드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인 지 김동현은 2라운드에서도 체력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공격을 펼쳤다.
사피딘은 여전히 요리조리 빠져 나가면서 카운터와 킥으로 김동현의 안면을 노리는 전술을 구사했다.
김동현은 몇차례 그라운딩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사피딘은 '장어'처럼 빠져나왔다.
사피딘은 수비성 풋워크를 계속했지만 김동현은 이를 압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사피딘이 태클을 시도하는 등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애초 예상됐던 김동현의 압도적인 우세은 최종 라운드까지 구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동현은 끝까지 공격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고 심판들도 결국 이를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김동현은 이번 승리로 UFC 챔피언 벨트를 향한 세번째 장정은 한층 안정감을 갖게 됐다.
김동현은 2008년 UFC 데뷔 후 5연승을 질주하다 카를로스 콘딧 전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김동현이 당시 콘딧을 제압했다면 웰터급 타이틀 도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김동현을 꺾은 콘딧은 다음 경기에서 닉 디아즈를 물리치고 웰터급 잠정 챔피언에 올랐다.
2014년에도 김동현은 타이론 우들리 벽을 넘지 못하고 타이틀 도전 목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당시 김동현은 에릭 실바와 존 해서웨이를 잇따라 제압하고 한창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우들리만 이기면 타이틀 도전자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무게감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동현은 타이론 우들리에게 허무하게 패했고, 김동현을 누른 타이론 우들리는 결국 UFC웰터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김동현는 이날 승리로 타이론 우들리 패전 이후 3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사피딘과의 대결에서 당장 타이틀 도전자로 인정될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김동현이 다시한번 UFC 챔피언 타이틀전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평가다.
사진=UFC207 김동현-타렉 사피딘 경기 SPOTV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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