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 1년1개월 전에는 '킥'이었고, 이번에 '펀치'였다.
초대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29·미국)가 또 한번 충격의 완패를 당했다.
론다 로우지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벌어진 UFC 여자 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28·브라질)에게 도전했지만 완패했다.
론다 로우지가 TKO 판정을 받은 것은 경기 시작 48초 만이었다. 론다 로우지가 진 것도 몇차례 없지만 이처럼 빨리 무릎을 꿇은 것은 그녀의 격투기 생애 상 처음이다.
론다 로우지는 지난해 11월 홀리 홈에게 하이킥을 맞고 잠시 혼절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채 패배한 적이 있다.
이날 론다 로우지의 상대인 아만다 누네스도 주짓수 기반이긴 하지만 웬만한 타격 스페셜리스트 못지않은 펀치 콤비네이션과 킥기술을 지닌 선수다.
하이킥에 노이로제가 걸린 론다 로우지가 누네스와의 경기에서도 킥 공격에 지나치게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보인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저돌적으로 상대방에게 덤벼드는 것은 로우지의 트레이드 마크니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펀치와 킥의 달인인 누네스에게 너무 정확한 거리를 주고 말았다.
경기 시작 30초 경과 무렵 누네스의 오른손 펀치가 론다 로우지의 안면을 강타했고, 이 때부터 팽팽하던 기류는 일순간 아만다 누네스 쪽으로 기울었다.
찬스감을 잡은 누네스는 잇따라 론다 로우지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로우지의 얼굴은 금새 피로 물들었다.
론다 로우지의 중심이 흩어지면서 누네스는 더 자유롭게 주먹을 휘둘렀다.
로우지는 두 주먹으로 가드치기에 급급했지만 누네스의 무게감 있는 펀치는 론다 로우지의 안면을 여지없이 파고 들어갔다.
누네스의 무차별 타격은 10여초동안 이어졌고 결국 론다 로우지는 풀린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서너 발자국 휘청거렸다.
그 순간 로우지의 눈이 풀린 것을 확인한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고, 론다 로우지의 야심에 찬 복귀전도 조기종영되고 말았다.
아만다 누세스는 경기 후 장내 인터뷰에서 "이제 론다 로우지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누네스는 "이번 경기일정이 잡히고 모든 프로모션과 스포트라이트가 론다 로우지를 향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편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누네스는 "UFC에는 론다 로우지 말고도 수많은 여성 파이터 들이 있다. 이젠 론다 로우지는 UFC 옥타곤을 떠나 영화 같은 걸 찍으면서 돈이나 벌면 될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론다 로우지는 패배가 확정된 뒤 아무런 코멘트 없이 링을 빠져나갔다.
론다 로우지는 이번 경기 전 "종합격투기 은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만다 누네스와의 UFC 복귀전에서 패배하면 종합격투기 판을 떠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판정도 아니고 초 단시간 TKO로 복귀전에 실패한 론다 로우지가 자존감을 되찾고 다시 옥타곤으로 돌아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론다 로우지는 코너 맥그리거와 함께 UFC 최고 흥행카드다. 잠시 냉각기를 갖고 UFC측이 론다 로우지의 재복귀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론다 로우지 본인이 얼마나 빨리 심적 안정을 되찾고 도전의지를 다시 가듬을 수 있느냐 에 달렸다.
사진=론다 로우지-아만다 누네스 31일 UFC 경기, SPO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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