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팩션x막장 "황당해서 더 현실적?"

sbs '피고인' 23일 첫방송 '대박'..검사vs 재벌 팩션적 요소 흥미더해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 드라마 '피고인' 등장인물 관계도

SBS '피고인'이 방송 첫날부터 시청률 동시간대 수위를 차지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23일 전파를 탄 피고인은 지성과 엄기준의 지존급 연기력에 긴박감 넘치는 극흐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요소까지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악당 엄기준이 자신이 죽인 쌍둥이 형의 부인 엄현경과 부부행세를 한다는 막장요소로 있다.

파고인의 흥행 대박에는 시국상황도 일조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검사와 재벌은 단골 등장인물이다. 

돈의 힘을 앞세운 재벌의 음모와 이에 맞서는 정의로운 검사라는 피고인의 기본 설정은 최근 시국과 호흡이 맞아떨어진다.

단지 피고인의 스토리 요소 중 몇몇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눈에 띄는 점은 피고인의 팩션(faction)적 흥미감을 반감시키는 부분이다.

1회 첫 방송 첫 장면에 지성의 구치소 탈출 모습이 그려졌는데, 향후 지성이 외부 사회로 뛰쳐나와 사건의 진상을 밝힌다는 스토리를 암시한다.

물론 신창원 사건 등 탈옥수 소동은 국내서도 종종 있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사형죄에 해당하는 중범죄 혐의자가 구치소를 탈출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구금시설 실태 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지성이 탈출후 탈주범 처지에서 자신을 피고인으로 만든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작업까지 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피고인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극중 요소는 지성의 단기 기억상실증이다. 

지성은 아내와 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잠든 후 눈을 떠보니 죄수복을 입은 피고인이 되어 있었는데, 좀처럼 체감되지 않는 설정이다.

피고인에서 지성의 기억이 지워진 시간은 4개월로 소개된다. 그 4개월 동안 지성은 아내와 딸을 죽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발부돼 재판에 넘겨지는 과정까지 다 겪었다는 것이다.

4개월 동안 지성이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하다가 4개월째 되는 어느 날 갑자기 기억세포에 저장됐던 기억들이 증발한다는 설정인데, 의학적 상식으로 납득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피고인 지성이 4개월째 되는 날 머리에 외부 타격을 받았다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정신적 충격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설정했으면 극의 현실적 감각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피고인에서 4개월째 이후에도 지성의 정신상태는 정상으로 그려진다. 

결국 피고인이 팩션적 흥미도를 반감시키지 않고 스토리를 전개해 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지성이 구치소 안에서 느닷없이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설득력있는 사건을 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피고인 첫방송에서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박정우 검사(지성 분)은 아침에 눈을 뜬 순간 자신이 아내와 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피고인 신세로 전락한 걸 발견한다.

교도소에 들어온지 4개월째라는데 박정우에겐 기억이 없는 상태였다. 

4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을 뒤에서 흉본 여성을 별장에서 무자비하게 죽인 차민호(엄기준 분)는 박정우 검사의 수사를 받게 된다. 

차민호는 자수를 권유하며 찾아온 쌍둥이 형 차선호(엄기준 1인 2역)를 죽인 뒤 자살로 위장하고 자신이 형 차선호인 척한다. 

검사 박정우는 차선호의 병실에서 차민호의 정체를 눈치챈다.

피고인에서 차민호가 차선호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인물은 딱 세명이다.

차민호 본인과 박정우 검사, 그리고 차선호의 아내 나연희(엄현경 분)다. 

나연희는 차선호를 살해한 후 차선호 행세를 하며 집으로 온 차민호가 진짜 차선호가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차민호는 나연희의 결혼 전 애인이었다. 나연희는 차선호하고 결혼했으니 차민호는 형에게 애인을 뺏긴 셈이다. 

차민호가 쌍둥이 형 차선호를 그토록 쉽게 살해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사코패스적인 성격외에도 이런 뼈에 사무친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연희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나연희는 차선호와의 결혼 후 아들 차은수를 출산하는데, 사실 이 아들은 차선호의 씨가 아닌 것이다.

정황 상 차은수의 진짜 아버지는 차민호일 가능성이 높다. 차민호는 이런 나연희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형의 부인 나연희와 부부 아닌 부부 행세를 하게 된다.

결국 피고인 극 전개의 기승전결에서 '전' 부분에서 나연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피고인 2회 방송 24일 밤 10시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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