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집회서 안치환의 '위하여' 울려퍼지게 한 가수 박정원('위하여' 영상)

박정원 4일 탄핵반대 맞불집회서 탄핵찬성파 안치환의 노래 '위하여' 불러 묘한 분위기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2

가수 박정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 무대에서 대표적인 탄핵찬성파 가수인 안치환의 노래 '위하여'를 열창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박정원이 부른 '위하여'는 운동권 저항 가수였던 안치환이 동료 세대이자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주역인 386세대에게 바친다는 취지로 만든 곡이다. 원작자 안치환이 '위하여'를 만든 뜻은 박정원이 이날 이 노래를 부른 무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셈이다.

박정원은 4일 오후 5시 20분께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열린 박사모 등 친박단체가 주도하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 무대에 올라 안치환의 노래 '위하여'를 불렀다.

안치환은 같은 노래를 지난해 11월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 무대에서 열창한 바 있다. 당시 안치환은 "박근혜는 물러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연창했다. 자신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개사해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과 합창하기도 했다. 

안치환은 1987년 민주항쟁의 주역인 386세대가 자신들이 만든 민주화 사회에서 되레 경쟁을 강요받으며 저항과 낭만의 문화를 잃어 가는 현실 상황에서 386세대에게 다시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위하여'를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원은  맞불집회에서 안치환의 '위하여'를 부른 이유에 대해 "우리 가슴이 답답하고 울분을 토하고 싶을 때는 안치환 씨의 호소력 있는 노래가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불렀다. 제가 특별히 아끼고 사랑하는 노래"라고 했다. 

'안치환의 노래가 맞불집회 성격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는 박정원은 "좌파 우파를 가리는 것보다 '우리 국민은 하나'라는 의미에서 어떤 노래도 가리지 말고 국민들이 사랑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중요하지, 노래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독광부간호사 홍보대사이기도 한 박정원은 오는 17일 파독광부간호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독일 에센의 재독한인문화회관에서 정월대보름맞이 한인 위문공연도 할 계획이다.

박정원은 "1960~70년대에 독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가 보낸 송금이 조국의 근대화에 일조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리고 싶어 국내는 물론이고 독일서도 초청이 오면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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