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사건의 미스터리가 파헤쳐진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5)은 지난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여성 간첩 2명에게 독침을 맞고 사망했다.
김정남은 故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본처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김 위원장의 장남이다. 1980년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난 이후 1981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에서 2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또한 스위스 제네바 종합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남은 1997년경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으로부터 경제를 배우며 김 위원장의 후계자 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핵심 요직을 맡고 1998년부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북한의 각종 정보기술(IT) 산업정책을 주도했다.
김정남은 한때 김정일 위원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하지만 이모 성혜랑의 미국 망명과 자유분방한 성격, 잦은 돌출 행동으로 점차 위상이 흔들렸다. 그러다 2001년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이후 완전히 후계자 구도에서 밀려났다.
김정남은 이후 마카오와 베이징 등지를 오가면서 생활했다. 이복동생 김정은에 의한 암살 위협에 처쳐졌기 때문. 김정남은 이후 중국 정부의 보호를 받았다. 김정남은 김정은 집권 이후 더욱 핍박을 받았다. 김정은은 김정남의 정통성을 항상 견제해왔다. 김정은 집권 이후 김정남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등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해외를 전전하다 결국 말레이시아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슬하에 아들 김한솔과 딸 김솔희가 있다.
4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북한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사건의 미스터리를 다룬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공개된 장소에서 감행된 충격적인 김정남 암살사건의 여러 의문점들을 추적하고 사건의 배경으로 제기된 여러 가설들을 검증해본다"며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인 현 시점에서 일어난 이 사건이 우리 안보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으로 살해당했다. 당시 체포된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9)과 관련된 의문도 이날 방송에서 파헤친다. 이들은 김정남 살해 당시 어떤 남성들에게 속아 TV방송용 몰래 카메라인 줄 알고 벌인 일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 연구소 연구위원은 “장성택이 살아있고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 뒤를 봐주던 이런 세력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도 사실은 깨끗하게 이제 정리가 됐다고 봐야 된다. 김정남이 평양 내에서 어떤 권력을 지향하면서 세력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던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두 사람은 충격적인 암살을 감행한 범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범행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특히 베트남 국적의 흐엉은 한국대중문화에 관심이 많고 한국을 드나든 적도 여러 번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과연 이들이 억울한 피해자인지 적극적 가담자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또한 제작진에 따르면 용의자 흐엉의 한 지인은 "에이 설마 이랬는데 뉴스 보니 진짜더라. 자기도 이게 몰래카메라 같은 건 줄 알았다고 이야기하니까….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여 의문을 더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용의자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야말로 매와 같이 달려들어서 거의 2초 만에 목적했던 바를 달성하고 뛰어갔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당시 쿠알라룸푸르 공항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펴보면, 두 여성 용의자는 2.33초 만에 '공격'을 마무리했다.
두 여성 용의자는 각각 발권기 앞에 선 김정남 앞과 뒤로 빠르게 접근했다. 둘 중 ‘LOL’이라고 적힌 흰 티셔츠를 입고 머리를 어깨까지 기른 여성이 김정남 뒤로 재빨리 걸어가 그의 어깨 위로 두 팔을 뻗어 얼굴을 무언가로 감쌌다. 나머지 한 여성이 어떻게 공격했는지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두 여성은 김정남에게 접근한 지 2.33초 만에 일을 마무리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유유히 걸어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주변에는 수많은 공항 이용객이 있었지만 아무도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지 못한 듯했다.
두 여성은 얼굴을 가리거나 변장을 하지 않았다. 또한 흐엉은 똑같은 옷을 입고 공항에 다시 나타나 붙잡힌다. 그들의 진술대로 몰랐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CCTV 속 두 여성은 마치 훈련된 요원처럼, 3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범행을 끝내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달아난다. 김정남은 피습 이후 30분 만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약 2시간 내에 사망했다.
김정남의 목숨을 앗아간 정체는 강력한 독성을 지닌 신경작용제인 VX였다. VX는 아주 적은 양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강해 생화학무기로 분류되는 물질이다. 과연 이렇게 위험한 물질을 암살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도 몰랐을까? 범행 이후 바로 손을 씻으러 갔다는 정황에서도 그들은 위험성을 알았을 것이다. 납득이 안 가는 건 '맨손' 범행이다. 그 정도로 위험한 걸 알았다면 맨손으로 독극물을 만질 수 있었을까? 온통 미스터리한 정황들이다.
제작진은 김정남이 독성 신경작용제 VX에 의해 사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렇게 위험한 물질을 암살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도 몰랐을까? 범행 이후 바로 손을 씻으러 갔다는 정황에서도 그들은 위험성을 알았을 것"이라며 맨손 범행에 대한 의문을 추적했다
한편 김정남 피살사건 미스터리를 다루는 ‘그것이 알고싶다’는 4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사진 = 故 김정남. / 출처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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