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버든'과의 위험한 동거, 자녀-손자녀까지 이어진다

SBS스페셜 '바디버든'2부..."독성이 대물림 되고 있다"

이예진 기자 승인 의견 0

5일 밤 11시 5분 SBS스페셜에선 '바디버든'2부 '독성유전'편이 방송됐다. 

‘바디버든’(Body Burden)은 “인체 내 특정 유해인자 또는 화학 물질의 총량”을 말한다. 소리 없이 우리 몸에 들어와 쌓이는 화학물질의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몸에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 ‘바디버든’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과연 우리 몸에서 화학물질이 발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가? 만일 어린이들에게서 화학물질이 발견된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화학물질은 편리하다. 화학물질은 값이 싸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화학물질은 안전한가? ’이다. 

# 독성이 대물림 되고 있다! 

캐나다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베리 코헨은 11살 된 딸과 함께 ‘바디버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혈액 등을 통해 우리 몸에 있는 유해 화학 물질의 존재를 확인하는 프로젝트이다. 딸의 혈액에서는 딸이 태어나기도 전에 금지된 화학물질이 발견됐다. 오래전에 금지된 물질은 물론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새로운 화학물질 역시 발견되었다. 과연 딸의 몸에서 발견된 이 물질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베리 코헨은 이에 대한 답을 찾아 자신과 딸의 바디버든 프로젝트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했다.

독성이 대물림되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지금 세계는 환경호르몬을 뛰어넘어 유해화학물질 총량의 개념인 ‘바디버든’으로 환경호르몬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현대인이 노출되는 화학물질이 한 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디버든 2부 ‘독성유전’ 에서는 대물림되는 환경호르몬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바디버든’의 관점에서 다뤄본다. 그리고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본다. 

# 바디버든, 타이밍에 주목하라!  

“모유를 분석했는데 수유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물질이 있었어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제브라피쉬라는 물고기를 이용해 환경생태독성을 연구하다 최근에는 산모태아 연구를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리고 모유 수유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물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모유 수유를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물질, 그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그러한 특정물질에 노출되는 걸까?

“환경호르몬은 나이가 어린 어린이들 일수록 언제 노출되느냐가 얼마나 많이 노출되느냐 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환경호르몬물질들은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는 언제 노출되는지 그 타이밍이 중요하다. 임신시기, 성장 시기 등 특정 시기에 노출되면 그 사람의 일생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서는 숲에서 지내는 어린이들의 바디버든 결과를 통해 지금 우리 어린이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지 그 비법도 공개한다. 또한 기존에 성호르몬의 교란 역할만 한다고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갑상선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최신 연구결과도 소개한다. 

#ADHD, 프탈레이트에 따라 심해진다

경수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ADHD치료를 받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이지만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변화무쌍한 성격 탓에 부모가 개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경수집에는 단골로 오는 경찰리 있다. 통제가 안되기 때문이다.

경수 어머니는 다른 병이 올까 걱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임신했을 때 태어나 만들어질 때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서울대의대 어린이병원 김붕년 교수는 ADHD 아이들 증상에 '프탈레이트'란 환경 호르몬이 관여돼 있다고 밝혔다. ADHD 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프탈레이트가 명확하게 높게 나왔고 수치가 높았던 그룹이 보다 충독적이고 공격적인 특성을 가졌다.

뇌 MRI 결과 ADHD 증상 아이들의 뇌의 특정부위가 일반 아이들과 차이가 있다. 전두엽이나 후두엽, 소뇌의 영향이 아니라 충동성, 공격성과 관련된 측두엽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프탈레이트가 산만함이나 주의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더 공격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고제명 일리노이대 생의학과 교수는 프탈레이트는 성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으로 임신부가 프탈레이트에 노출돼 있을 경우 3세대에도 증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프탈레이트 노출 쥐 실험 결과 노출 농도가 높을수록 5배나 걱정이 많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임신한 쥐에 프탈레이트를 노출할 경우 암컷들의 경우 조기폐경이나 생식기가 사라지고 수컷들은 남성 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지고 정자들도 비정상적이었다. 이런 현상들은 2세대, 3세대까지 이어졌다.

#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6년 전 막을 수 있었다!”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의 카나리아는 사람보다 유독가스에 민감해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카나리아처럼 동물들은 종종 인간에게 나타나는 위기에 대한 징조로 여겨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희생이 컸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가습기살균제 영유아 사망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6년전 인 2006년부터 한 동물병원에 급성호흡기질환으로 입원했던 반려견들이 줄지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제작팀은 6년 전 당시 강아지들을 돌봤던 동물병원과 4마리나 동일 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안락사 시켜야 했던 반려견주를 취재해, 당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와 동영상, 진료 기록 등을 통해 가습기살균제와 동일한 증상으로 사망한 정황 등을 추적했다. 만일 그 때 뭔가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면 소중하고 안타까운 희생은 막았을지도 모른다.

“강아지들이 폐의 면적도 작고 아무래도 가습기 같은걸 하더라도 좀 더 가까이 위치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 더 빨리 사람보다 증상들이 나타났다고 생각하구요.”- 당시 치료했던 수의사

서울대에서 지난 1998년부터 까치의 생태를 연구해 온 이상임 박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까치의 이상행동과 기형 등의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

SBS스페셜 제작팀과 함께 잔류성유기화합물(팝스;POPs) 분석가인 한양대 문효방 교수와 결합, 10년 동안 모은 시료를 통해 세계 최초로 도시생태지표로서 까치의 생체시료에서 팝스물질을 분석했다. 까치의 몸에서 나온 물질은 어떤 것이며 까치의 ‘바디버든’이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는 무엇인가? 위기의 징조는 아닐까? 5일 저녁 SBS스페셜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지난 26일 SBS스페셜에서는 환경 호르몬 문제를 다룬 '바디버든' 1부가 방송됐다.

SBS는 2006년 방송된 ‘환경호르몬의 습격’에서 생리통이 있는 여고생들은 자궁내막증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바디버든'은 우리 사회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던 이 ‘환경호르몬의 습격’ 방송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환경호르몬과 생리통’이 어떤 양상으로 진화했는지 추적했다.

제작진은 5개 기관 30명의 연구진과 함께 생리통을 비롯한 5가지 자궁질환자 41명에게 실시한 8주간의 ‘바디버든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충격적인 결과를 SBS스페셜 '바디버든-1부 자궁의 경고'를 통해 전격 공개했다.

제작진은 <8주간의 바디버든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들 자궁질환자들에게 환경호르몬의 노출을 적극적으로 통제하며 실천율에 따른 병변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정확히 인과관계를 밝힐 수는 없지만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저감할 경우 질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포착하기도 했다.

#바디버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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