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특히 '김과장'의 주인공 남궁민(김성룡 역)이 TQ그룹을 상대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모습, 불합리와 힘겹게 싸우면서도 결국엔 승리하는 모습들은 이 사회에 사이다같은 시원함을 남긴다.
15일 방송된 '김과장' 15회에서도 남궁민의 능청스럽지만 진지한 연기는 빛을 발했다. 이날의 명장면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명장면은 위기에 처한 경리과장 김성룡을 TQ그룹의 재무이사인 서율(준호)이 구출해내는 장면이다.
극중 김성룡과 서율은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이난 앙숙관계로 등장한다. 서율은 회사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김성룡을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김성룡과 서율의 관계는 조금 달랐다. 서로를 챙기며 남다른 브로맨스를 보여준 것.
앞선 방송에서 김성룡은 TQ그룹 회장 박현도(박영규)의 심기를 크게 건드려 죽음의 위기를 맞았다. 김성룡 과장이 TQ편의점 임금체불을 문제삼아 편의점 알바들과 합세해 박현도 회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던 것. 이에 박현도 회장은 눈앳가시인 김과장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린다.
'김과장' 14회 말미에 김성룡 과장은 괴한 둘에게 납치돼 외진 공사현장으로 끌려갔다. 괴한들은 밧줄로 김과장의 목을 조르며 목숨을 빼앗으려했고 이날 방송은 위기에 처한 김과장의 모습으로 끝이났다.
하지만 15회 시작과 함께 서율이 등장해 김성룡 과장의 목숨을 살렸다. 서율은 우연히 박현도 회장이 조민영 상무(서정연)에게 김과장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을 엿듣는다. 서율은 깊히 고민하다 퇴근 후 김 과장의 동선을 파악한 후 괴한들로부터 목숨을 잃을뻔한 김과장을 구해냈다.
김과장은 정신을 차린 후 서율에게 "이거 누가 시킨거냐"고 따져 물었고, 서율은 "그래서 복수할 거냐"면서 "지금까지 너는 여러 번 죽을 뻔 했다. 그냥 가만히 있어라. 너 같은 자식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게 세상이다"고 말렸다. 또 "왜 나를 구한거냐"는 김과장의 질문에 서율은 "불쌍한 놈 객사는 면해야 될꺼 같아 살렸다"고 말해 차가움 속에서 왠지 모를 따뜻함이 베어나왔다.
두 번째 명장면은 윤하경 대리(남상미)와 서율 재무이사의 저녁식사 모습이다. 윤하경 대리는 방송 초반 서율 이사가 짝사랑하는 인물로 등장했지만 서로 다른편에 선 탓에 가까워질 수 없는 운명을 맞게 된다.
하지만 둘은 관계는 한 사건을 계기로 조금씩 가까워진다. 앞선 방송에서 윤하경 대리는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아 크게 다칠뻔할 서율 이사이게 짱돌을 던지며 위기를 구해냈다. 비록 윤하경 대리가 던진 짱돌이 괴한이 아닌 서율 이사의 머리에 맞긴 했지만 괴한을 쫒아내기에는 충분했다.
이날 윤하경 대리와 서율 이사의 저녁식사는 윤하경 대리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윤하경 대리는 서율 이사의 사무실을 찾아 짱돌로 머리를 맞출 것을 사과하는 의미로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서율은 당황하는 듯 하면서도 흔쾌히 제안에 응했다.
극중 먹시오패스란 별칭이 붙은 서율이사는 윤하경 대리와의 저녁식사 장면에서도 남다른 먹성을 뽐냈다. 아무런 대화없이 음식을 흡입하기 시작했고 윤하경 대리의 자장면을 넘겨받아 입으로 마구 집어넣었다. 이에 윤하경 대리가 "이사님은 왜 그렇게 빨리 드세요?"라고 물었고, 서율이사는 "빨리 안먹으면 누가 빼앗아 먹을까봐"라고 말해 과거 말못할 사연이 있음을 암시했다.
식사를 마친 둘은 길을 걸었다. 이때 서율이사가 김과장을 구해준 사실을 알고 있었던 윤하경 대리는 서율이사에게 "김과장님 구해준 것 들었다. 정말 불쌍한놈 객사할까봐 구해줬냐?"고 물었고, 서율이사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구했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하지만 윤하경 대리는 "서율이사님의 마음 알것 같다"며 따뜻한 미소를 날렸고, 서율이사는 윤하경 대리와 헤어진 후 돌아서서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가는데 살려야지"고 되내이며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의 캐릭터는 아님을 알렸다.
세 번째 명장면은 김과장 김성룡이 박현도 회장을 찾아 '죽음 인증서'를 낭독하는 장면이다. 자신을 없애라고 시킨 장본인이 박현도 회장임을 짐작했던 김성룡 과장은 '죽음 인증서'를 작성해 박현도 회장실을 찾았다.
김성룡 과장은 '죽음 인증서' 안에 "자신은 절대로 자살하지 않을 것이며, 죽게 될 경우 타살에 의한 것이다. 만약 자신이 죽게되면 땅에 묻지말고 꼭 부검해달라"고 명시했다.
이를 들은 박현도 회장은 자신이 시킨 것이 아니라고 발뺌하면서도 김성룡 과장의 신의 한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써 박현도 회장은 더 이상 김과장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리지 못하게 됐고, 향후 김과장과의 싸움이 더욱 치열해 질 것임을 알렸다.
사진 = '김과장' 남궁민, 준호, 박영규. / 출처 = KBS2 '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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