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를 맞아, mbc 'PD수첩'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급 변침 했다는 오전 8시 49분부터 완전히 전복된 오전 10시 30분까지 총 101분의 시간을 재구성 했다.
그 날의 상황이 생생하게 담긴 동영상과 문자메시지, 검경합동수사자료, 판결문, 감사원 결과보고서 등 방대한 양의 자료 분석과 당시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 및 현장구조팀들을 직접 만나며, 오직 현장의 증언과 기록만으로 당시를 분 단위까지 복원하는데 주력했다.
더불어, 제작진이 입수한 오전 8시 52분, 최초 신고됐던 고 최덕하 학생과 119, 목포해경 상황실의 3자 교신 녹취파일을 방송으로 공개한다.
이와함께 해군해난구조 전문가와 국가위기관리 전문가들을 통해 해경 구조체계의 문제점과 우리나라 재난대응의 현주소를 진단해 봤다.
#세월호, 왜 퇴선지휘는 없었는가?
오전 8시 42분, 갑작스러운 급변침으로 세월호는 왼쪽으로 15~20도 기울다, 화물이 미끄러지며 약 30도 가까이 더 기울게 된다. 사고 발생 7분 뒤인 오전 8시 56분은 이미 배가 40도 이상 기운 상태. 선내에서는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같은 시간 세월호 박기호 기관장은 기관실 직원들에게 연락해 모두 탈출 할 것을 지시한다. 이준석 선장 역시, 배가 얼마나 위험한 수준인지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총 30여분의 시간 동안 선내 승객들에게 한 번의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고, 오전 9시 45분 해경들에 의해 세월호에서 탈출한다.
해사안전법 제 43조 3항을 보면, 선장이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취한 조치가 적당하지 않는 경우, 해경이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그렇다면, 당시 해경은 세월호의 이런 상항을 알고 있었을까?
첫 신고를 받고 목포해경 상황실이 123정에게 사고 사실을 알린 건 오전 8시 58분. 123정은 출발 직후 세월호와 두 번의 교신을 시도에서 응답이 없자, 더 이상 교신 시도를 하지 않는다.
선박의 위험한 상황을 제일 먼저 감지했어야 할 진도VTS 역시 사고발생 16분이 지나서야 세월호와 첫 교신을 하지만 선장과는 교신이 없었다.
수색구조에서 가장 첫 번째 할 일은 조난선과 교신해 선박의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임에도, 당시 구조세력으로 출동했던 123정뿐만 아니라 해경 구조헬기들 역시 세월호와 지속적인 교신을 시도하지 않았다.
결국 세월호가 전복되기까지 해경도 퇴선지시를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골든타임동안 누구라도 단 한 번의 퇴선지시를 내렸더라면 모두가 살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말한다.
이에 PD수첩 제작진은 오전 8시 56분을 기점으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연구팀에게 가상 대피 시뮬레이션을 의뢰했다. 그 결과 48.5도의 기울기에서도 충분히 모든 층의 승객이 10분 내에 물에 잠기지 않은 좌, 우현 대기갑판으로 대피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우리는 구조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 돌아온 생존자들의 증언을 보면, 해경에 의해 어떻게 구조됐는지가 아닌 자신이 어떻게 탈출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당시 골든타임 101분 동안 주고받은 교신녹취록을 살펴보면, 해경 본청과 목포 해경 상황실, 해양수산부는 현장에 나가있던 123정 등 구조인력들에게 세월호와 지속적인 교신은 이뤄지고 있는지, 초기 구조 과정에 있어 적절한 구조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지휘하기보다 구조된 승객은 몇 명이며, 선박의 현재 상황은 어떤지에 대한 실시간 보고만을 지시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당시 304명의 희생자를 낳은 대형 참사로 이어지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중앙부처중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적했다.
지방 정부가 주축이 돼 지역의 현장 중심 대응체계로 가줘야 하는데, 보고중심체계를 갖고 있다보니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이런 잘못된 구조를 이끈 지도부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해경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했지만, 안전문제에 대한 대응 전문 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MBC 'PD수첩' 18일 밤 11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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