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개혁공동정부 구성'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대표에게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를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국회 추천을 받아 책임총리를 임명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개혁공동정부 구성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대선을 10여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1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대선판을 흔들기 위해 안 후보가 꺼내 든 마지막 '반전 카드'로 볼 수 있다.
안철수 후보는 한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발 밑까지 근소한 차이로 뒤쫒았지만, 최근 몇 차례 이뤄진 TV토론회 이후 지지율이 급격한 하락세에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25∼27일 유권자 1천6명을 대상으로 자체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3.1%,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40%에 달한 반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24%에 그쳤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12%까지 올라왔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격차가 11% 포인트에서 16% 포인트로 벌어졌고, 홍 후보와의 격차는 21% 포인트에서 12% 포인트로 좁혀졌다.
안철수 후보의 제안에 대해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는 "의견이 맞으면 수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안 후보 지원에 나서게 된 것. 이에 따라 향후 김 전 대표가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안 후보가 만약 대선에 승리할 경우 김 전 대표가 맡게 될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비서실 축소와 내각 중심의 국정 운영을 주장했다. 이에 대한 실천 방안으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와 책임총리, 책임장관제 등을 제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겨 언제든지 소통하도록 하겠다"면서 "대통령은 지시하고 장관은 받아쓰는 국무회의가 아니라 토론하는 국무회의 만들겠다. 필요하면 회의내용 국민께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나쁜 권력의 상징인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면서 "검찰 등 권력기관 통제 기능을 완전 폐지하고 인사검증 기능은 다른 수석실로 이관하겠다. 친인척관리를 위해 특별감찰관제도의 독립성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누구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병우 사단’의 국정농단, 확실히 청산하겠다. ‘우병우 사단’의 검찰 커넥션은 특별검사를 통해 낱낱이 밝히고 해체하겠다"고도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이어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통해 국가개혁과제를 내각이 주도하도록 하겠다"며 "이는 헌법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혁공동정부의 협치를 위해선 여야 정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책임총리는 정당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서 지명하겠다. 만약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해 추천하면 그에 따르겠다. 책임장관은 책임총리의 추천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마지막으로 통합 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면서 "제가 집권하면 지금의 정당 의석 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제가 집권하면 정치 대변혁,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개혁공동정부 구성' 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 출처 = 채널A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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