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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디비(왼쪽)와 블랙넛.<사진=키디비 인스타그램, 블랙넛 인스타그램> |
저급한 가사로 논란이되 온 래퍼 블랙넛(28, 본명 김대웅)이 자신이 디스해온 여성 래퍼 키디비(27, 본명 김보미)로부터 고소 당해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넛은 2014년 데뷔 싱글 ‘100’ 이후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여성혐오, 성희롱, 살인, 강간, 노인 혐오 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불편한 가사로 적잖은 논란을 일으켜 왔다. 특히 발표한 모든 싱글에 여성 혐오 표현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6일 키디비는 자신의 SNS에 블랙넛 랩 가사의 이미지와 함께 "원래 관심종자, 여혐종자, 일베충한테 관심 주는 거 아니랬는데 이 새끼 때문에 고생하는 내 가족, 팬들 위해 나서야 할 때가 된 것 같음"이라며 "법정에서 봅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키디비가 공개한 이미지에는 블랙넛 랩의 가사는 "그냥 가볍게 X 감 /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 / 줘도 안 처먹어 / 걔네 면상 딱 액면가가 우리 엄마의 쉰김치"라며 키디비를 직접 언급한 성희롱적 내용이 담겨 있다.
키디비는 또 블랙넛의 또 다른 가사와 이미지와 함께 “이번 곡의 가사가 애매한데 쟤 왜 난리냐는 분들, 키디비 넌 외힙 영향 받았다면서 왜 쿨한 척 못 넘기냐, 래퍼카에서는 쿨한 척 다 해놓고 이제와서 언행불일치 하냐 등등.. 긴 글이지만 읽어보고 지껄여주세요.”라는 글도 게시했다.
키디비는 “일단 래퍼카에서는 제 캐릭터답게 넉살 좋게 쿨하게 웃으면서 넘기려했어요 인디고 차일드 가사 처음 봤을 때? 저도 여잔데 상처 받았죠 하지만 제가 카메라 앞에서 시무룩하고 속상해하면 하나 하나 다 찾아보는 제 가족들 마음은? 팬들 마음은?”이라며 “때론 억지로라도 씩씩해져야할 상황이 오는 거고 저는 이런 상황에서 더 강해져야만 하죠. 언프리티에서도 약해빠져가지고 쳐울어대서 엄마 눈물을 얼마나 뺐는데.. 그리고 제가 언제 '다시는' 고소 안한다고 했죠? 오히려 블랙넛한테 '다시는' 저런 식으로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나름의 협박(?), 호소를 했을텐데요.”라고 썼다.
키디비는 이어 “그런데 그 뒤에도 (전 원래 블랙넛 음악 미간 찌푸려져서 안 듣는데) 팬들 제보로 미공개곡에 또 제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심호흡하고 봤는데 진짜 너무해도 너무하더군요. 주변에는 쿨한 척 넘겼지만 화가 너무났고 수치심 때문에 며칠은 제정신이 아니었네요. 그 때 제가 '한 번만 더 참자..'한 게 잘못이었단 걸 최근에서야 깨달았고요. 그런데 그 블랙넛이란 새끼는 적당히란 걸 모르고 이번 too real에서 또 언급했죠. 맞아요 전 곡들에 비하면 약한 가사죠. 문맥이 어떻고 성희롱이고 아니고를 넘어서 이제 저와 제 가족, 그리고 몇 없지만 저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블랙넛은 금지어처럼 여겨지는 존재에요. 그만큼 스트레스와 상처를 떠올리는, 트라우마 같은 존재라고요.”라고 했다.
키디비는 “이런데도 님들은 이 일을 그저 가벼운 웃음 거리로, 쟤 왜 저뤱? 하며, 또 거기다가 제가 메갈이라는 둥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조롱하죠. 이제는 물러서지 않고 강경대응 하겠습니다. 생각하고 지껄이시길 바랍니다. 아 참고로 가사에 이름쓰기도 더러운데 뭔 맞디스입니까 님들 눈엔 저게 리얼 힙합? 리얼 힙합 다 죽었네요 ㅋㅋㅋ”라며 블랙넛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키디비과 이 글과 함은 게재한 이미지는 블랙넛이 지난 1월 발표한 노래 ‘인디고 차일드’의 가사로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딸 쳐봤지”라며 키비디를 성희롱하는 가사가 담겨 있다.
블랙넛의 여성 혐오 가사는 키디비 뿐 아니다.
블랙넛의 '졸업앨범'이란 곡에는 "어젯밤 엄마가 양파를 채 썰던 식칼을 내 허리춤에 꽂고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아주 가볍고...배때지에 칼을 여러 번 넣었다 빼 마치 네가 내 동창 XX에 넣었다 뺀 것보다 더 깊숙이 더 깊숙이....쌀 때까지 참아 거세게 저항하는 그녀의 몸을 붙잡아 난 더 쾌감을 느껴 기왕 이렇게 된 거 난 끝까지 즐겨" 등 여성에 대한 강간과 살인을 묘사하고 있어 충격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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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넛에 대해 "법정에서 봅시다'라고 쓴 키디비의 인스타그램. |
특히 ‘인디고 차일드’에는 Pac, Biggie처럼 되고 싶은데 힘들면 말해 대가리에 총 쏴줄게 bitches...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딸 쳐봤지 물론 보기 전이지 언프리티...김치녀의 젖보다 내가 대단한 게 아냐...감추지 마 니 진심 치매 걸린 노인 똥구녕처럼 drop your shit easy...니가 진짜 걱정하는 건 추락하는 니 위치지 아니잖아 세월호의 진실이...“등의 가사로 논란이 됐다.
블랙넛은 2015년 Mnet '쇼미더머니4' 예선 당시 랩을 하던 도중 심사위원 앞에서 바지를 벗는 돌발행동을 하고 심사위원들에게 디스를 날리거나 함께 출연한 위너 송민호에게 모욕적인 랩을 뱉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블랙넛은 키디비 외에도 빈지노, 타블로, 윤미래, 데프콘 등 많은 선배 래퍼들을 디스하기도 했다. 1990년생인 키디비는 2012년 싱글앨범 ‘I'm Her'로 데뷔, 2014년 데뷔한 1989년의 블랙넛보다 한 살 어리지만 선배다.
블랙넛의 저급한 가사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성장기의 고통이 랩에 표현됐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면죄부를 주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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