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뷰] ‘국가대표2’ 전편 넘어설 3가지 잡았나?

1편 ‘스키점프’ 이어 2편 ‘여자아이스하키’ 선택

김재범 기자 승인 의견 0

[스타에이지=김재범 기자] ‘스포츠 영화’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걸작은 될 수 있어도 흥행작은 절대 될 수 없단 괴상한 논리에 사로잡힌 장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엄밀한 의미의 스포츠 영화 흥행작은 2007년까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 유일했다. 역경과 고난을 해쳐나가는 과정의 의미가 강조된 이 영화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리고 걸작과 흥행작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아낸 ‘국가대표’가 2년 뒤 나왔다. 전국 800만 흥행 신화를 이룩했다. 이제 7년이 지난 뒤 또 다른 ‘국가대표’가 등장한다. 전편의 흥행 포인트를 답습할지. 아니면 새로운 포인트를 잡아낸 또 다른 과정을 보여줄지는 ‘국가대표2’가 오롯이 보여줄 힘이 될 것이다.

■ 스키점프→여자 아이스하키

전편 ‘국가대표’ 흥행 포인트는 아무래도 ‘스키점프’란 종목 자체가 주는 역동성에 있었다. 시각적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는 이 종목 특성은 보는 재미와 함께 관객들에게 체감의 묘미까지 던져줬다. 90~120m 점프대를 최대 시속 80km/h 속도로 내리 꽂는 쾌감은 ‘국가대표’ 최대 묘미 중 하나였다. 카메라의 시점 샷 자체가 최근 극장가 히트 아이템 ‘4DX’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7년 만에 등장한 ‘국가대표2’는 아이스하키로 종목을 변경했다. 더욱이 여자아이스하키다. 아이스하키 종목 자체가 워낙 격렬한 운동 종목이기에 박진감을 표현하는 지점에선 의심의 여지는 없다. 문제는 카메라가 한 팀당 6명씩 모두 12명의 선수들을 번갈아 잡아내며 관객의 시선을 이동시켜줘야 한다. 자칫 잘못할 경우 여러 액션 영화에서 등장해 관객들의 불만을 쏟아냈던 현란한 ‘핸드헬드’(카메라를 들고 찍는 방법)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물론 이 같은 우려는 ‘우생순’이 이미 보완한 바 있다. 각 선수들의 얼굴 클로즈업과 경기장 전체 풀 샷을 교묘하게 교차 편집하면서 시각적 분산을 최소화시켰다. ‘국가대표2’가 이런 점을 보완했다면 전편의 박진감과 흥미로움은 분명 따라잡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 캐릭터가 주는 스토리

스포츠영화의 또 다른 힘은 감동이다. 그 감동 뒤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자칫 잘못할 경우 ‘신파’로 흘러갈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스포츠 자체 감동과 인간미의 감동이 적절하게 뒤섞이면 새로운 스토리가 만들어 지게 된다. 바로 공감대다.

‘국가대표’에선 어머니와 같이 살 집이 필요한 하정우가 나온다. 그에게 ‘아파트’는 곧 모든 스토리의 이유였다. 다른 이들에겐 ‘병역면제’란 이유가 있었다. 800만 관객은 아파트 그리고 병역면제란 결과에 공감대를 보인 게 아니다. 결과를 위해 이들이 보인 노력의 과정에 박수를 보냈다.

‘국가대표2’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각자 사연이 담겨 있다. 캐릭터만 봐도 그 사연을 짐작케 한다. 유일한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수애,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오연서, 필드하키 선수출신 하재숙, 아이스하키 협회 경리 출신 김슬기, 전직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예원, 인라인 하키 선수 출신 진지희. 여기에 ‘1000만 요정’으로 불리는 오달수가 감독으로 합류했다. 인물 하나하나가 만들어 낼 사연의 뒷얘기는 분명 힘을 갖고 있고 또 공감대를 만들어 낼 것이다. 물론 ‘아이스하키’란 이 영화 베이스가 기본이 된다는 전제 조건 아래에서다.

■ 낯선 그들이 주는 익숙한 감동

‘국가대표’는 스키점프란 낯선 종목에 모든 것을 걸었던 실제 국가대표 4명의 얘기를 그렸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한 스포츠 국가대표가 겨우 4명이란 사실이 놀라웠지만 그들이 이뤄냈던 꿈같은 실제 성과는 더욱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번 2편 ‘국가대표2’ 역시 국내에선 생소한 아이스하키다. 그것도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그린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여자아이스하키팀 국가대표 세계 랭킹은 23위다. 전 세계 최약체다. 이웃나라 일본이 7위다. 등록 선수는 190명. 일본은 2000명이 넘는다. 국내엔 공식적으로 등록된 팀도 없다.

‘불가능’이란 단어가 주는 낯선 도전은 전편 ‘스키점프’에서 이미 충분히 맛을 봤다. 2편에선 또 다시 대중들에게 생소한 여자 아이스하키로 이뤄질 선수들의 도전과 땀을 그리게 된다. 낯선 공간 속에서 벌어질 뜨거운 도전이 스포츠 영화의 감동이고 흥미이며 재미이다.

‘국가대표2’는 동계올림픽을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을 그린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가슴 뛰는 도전 속에서 꿈이란 단어에 대해 얘기한다. 전편의 흥행을 또 다시 이뤄내면서 다시 한 번 ‘국가대표’ 신드롬을 이뤄낼지 영화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국가대표2'는 다음 달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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