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언', 호주에서 인도까지 구글어스로 25년만에 집찾은 실화

강민주 기자 승인 의견 0
라이언

17일 ebs 세계의명화 <라이언>은 가스 데이비스 감독의 2016년 작품이다. 영화 <라이언>은 사루 브리얼리의 회고록 <집으로>(A Long Way Home)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특히 입양된 이가 관련 단체의 도움 없이 구글어스만을 이용해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찾는다는 건 그것이 실화임에도 놀라울 따름이다.

입양 이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자 하는 사루의 마음, 사루를 입양해 사랑으로 키운 선한 존과 수의 마음 모두 수긍이 가는 지점이다. 더불어 영화를 통해 실제로 연간 8만명의 어린이가 실종되고 있는 인도의 실상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영화는 인도에서 호주까지 7,600km의 장대한 거리를 훑으며 시작을 알린다. 5살 소년 사루(써니 파와르)는 야간 일을 하러 간 형을 기다리다 기차역에서 깜빡 잠이 든다. 

깨어나 보니 형은 보이지 않고 자신은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와 있다. 잔뜩 겁을 먹은 사루는 보이는 아무 열차에나 일단 올라타 보지만 결국 길을 잃고 만다. 보고 싶은 엄마와 형을 애타게 불러봐도 보이지 않고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형의 이름과 정확하지 않은 동네 이름뿐이다. 

열악하기 짝이 없는 보호센터로 가게 된 사루는 얼마 뒤 호주의 존(데이비드 웬햄)과 수(니콜 키드먼) 부부에게 입양된다. 

그 후 2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대학원생이 된 사루(데브 파텔)는 그곳에서 인도 출신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루는 현재 자신은 행복하지만 인도의 고향에서 형과 엄마가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가슴 아파한다. 

사루는 위성영상지도 서비스인 구글어스를 통해 전세계 어디든 찾을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25년만에 집으로 가는 길을 찾기 시작한다.

<라이언>에선 배우들의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연기도 인상적이다. 성인이 된 사루 역에 데브 파텔이 합류, 가족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서는 청년의 모습을 열정적으로 그렸다. 데브 파텔은 영국의 인기 드라마 <스킨스> 시리즈로 데뷔한 이후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인도 뭄베이의 빈민가 출신의 고아인 자말 역을 맡아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후에도 인도 빈민가의 수학 천재 라마누잔의 이야기를 다룬 <무한대를 본 남자>를 통해서도 자기 색깔을 보여줘왔다. 이러한 경력을 통해 데브 파텔은 하나의 개인의 인생에 인도라는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표현해 왔을 게 분명하다. 

베테랑 배우들의 합류도 극에 안정감을 준다. 사루를 입양한 호주인 부모에는 실제로 호주를 대표하는 배우인 니콜 키드만과 데이비드 웬햄이 맡았다. 

두 사람은 <물랭 루즈>에서도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여기에 <캐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루니 마라가 성인 사루의 애인인 루시 역으로 나온다. 가스 데이비스는 이후 자신의 두 번째 장편 <메리 막달렌>에도 루니 마라를 캐스팅해 호흡을 맞췄다.

감독 가스 데이비스는 <라이언>을 통해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할리우드 상업영화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예이지만 그는 이미 비주얼 아티스트로서 재능을 인정받아 광고계에서 활동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라이언>의 이에인 캐닝과 에밀 셔만 두 프로듀서의 눈에 띈 것이다. 

이에인 캐닝과 에밀 셔만은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를 제작한 바 있다. 이들은 2013년 선댄스영화제에서 가스 데이비스가 제인 캠피온과 공동연출한 <탑 오브 더 레이크>를 본 두 프로듀서는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감독직을 제안한다. 가스 데이비스는 실화에 바탕한 감동 드라마에 인도와 호주를 오가는 대장정을 무사히 소화하며 제69회 미국 감독 조합상에서 신인부문 감독상을 수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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