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주, 김삼환까지..박 대통령 "굿판 없었다"고 한 날 또 종교에 '발목'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 <유튜브 캡처>

[스타에이지] 박근혜 대통령이 또 종교에 발목이 잡혔다. 최태민, 최순실로 이어진 '신앙적' 인연 탓에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빚어졌는데, 이를 수습하기 위해 첫 '소통'을 하는 날 다시 종교적 이슈들이 터져 나오면서 비난 화살만 거세졌다. 

박 대통령은 7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청와대 밖 외부인을 만났다. 

지난 5일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사회 각계의 원로님들과 종교지도자분들, 여야대표님들과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처음으로 이행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선택한 첫 소통의 상대는 천주교와 개신교 지도자들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시각 SNS와 인터넷은 '광화문 굿판' 사건으로 시끌벅적했다. 지난 2일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내정된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굿판에 참여했고, 신비주의 무속신앙을 연상케하는 책을 썼다는 게 알려진 터였다.

박 대통령이 이날 면담 상대 중 한명으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를 선택한 것을 두고도 비판여론이 비등했다. 김 목사가 세월호 당시 '어린 학생들이 희생된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망언을 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김 목사의 정치적 성향이 박근혜 대통령을 철저히 추종한다는 점도 다시 부각됐다.

이 탓에 기껏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려던 박 대통령은 여전히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 한다'는 비난만 자초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순실과 박승주 내정자 건을 싸잡아  "무당공화국"이라고 힐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전 10시30분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오후 3시 개신교계의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면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면담에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등 사이비 종교 관련 소문 등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하며 교계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성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삼환 목사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사람을 많이 만나서 소통하고 화해와 관용을 추구하시길 바란다. 나라를 살리는 일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투구와 갑옷 등에 십자가를 그려 넣은 뒤 밀비우스 다리 전투에서 막센티우스를 물리쳤다. 링컨도 남북전쟁 때 기도로 승리했다”고 했다. 

또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이 수세에 몰렸고, (전선이) 무너지면 남한은 공산화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이승만 전 대통령과 목회자들은 부산 초량교회에 모여 사흘간 금식기도를 했다. 기도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삼환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5월 11일 명성교회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 면담이 이뤄지던 시각,  SNS와 인터넷에는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의 저서와 '광화문 굿판' 건으로 시끌벅적했다.

지난 5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구국 천제' 라는 기도회에 열렸고 여기서 '굿판'이 벌여졌는데, 여기에 박승주 내정자가 주요 인사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박 내정자는 당시 하늘에 올리는 편지인 이른바 '고유문'을 직접 낭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종교에서 단군을 칭하는 말인 '한배검'에게 한국을 문화경제대국으로 만들어 달라고 기도하는 내용이다.   
    
'구국 천제'는 한 명상 모임이 주도해 국민이 바른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국민운동을 벌이겠다며 올해 설립됐다.   
    
박 내정자는 "행사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며 단순히 재능 기부 차원에서 도와준 것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더욱 논란을 일으킨 건 박 내정자의 저서였다. 그는 지난 2013년 출간한 저서 ‘사랑은 위함이다’라는 책에서 명상을 통해 자신이 실제로 체험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박 내정자는 책에서 "명상하면서 바닷속이나 다른 나라에서 새로 태어나는 등 모두 47차례 지구에 다른 모습으로 왔다"고 했다.  
또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이 자신을 찾아와 조선 말기 왕의 일기인 ‘일성록’을 건넸다고도 했다.  
    
“죽으면 영혼이 메모리칩 2개를 갖고 하늘로 가며 하늘에는 자기 영혼의 블랙박스가 있다”라고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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