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 EBS 1TV 15일 일요시네마 <페이첵>(Paycheck)은 필립 K. 딕의 동명의 SF소설을 홍콩 영화 거장 오우삼 감독이 2003년 영화화한 작품이다.
소설<페이첵>에서는 마이클이 자신을 속여먹은 거대한 기업에 맞서 제대로 한방을 난리는 데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반면 영화<페이첵>은 오우삼의 스타일과 함께 할리우드식 액션을 가미해냈고, 오히려 액션에 힘을 준 듯하다.
잃어버린 기억으로 한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려는 분투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벤 에플렉, 아론 에크하트, 우마 서먼, 폴 지아마티, 콜므 포어, 조 모튼 등 헐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다. 러닝타임 119분.
#<페이첵> 줄거리
천재적인 공학자 마이클 제닝스(벤 애플렉 분)가 일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기업의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파생 상품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단, 조건이 있다. 이 개발 과정이 끝나면 개발 과정 중의 마이클의 기억은 모조리 삭제된다.
핵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물론 그 대가로 마이클은 엄청난 금액의 보상금을 받는다.
이번엔 3년간 진행되는 거대 프로젝트 건이다. 그런데 3년이 지난 후 일을 마치고 기억까지 삭제된 마이클 앞에 주어진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19개의 물건들이다.
클립, 선글라스, 시계, 담배, 렌즈 등 일상에서 흔히 보는 용품들뿐 거액의 돈은 입금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마이클이 계약 당시부터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 19개의 물건들만 받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물품을 받은 직후부터 마이클은 FBI의 추적 대상이 돼 쫓기기 시작한다.
마이클은 과거 자신의 연인이자 동료인 레이첼(우마 서먼 분)의 도움을 받으며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과 그 너머에 숨겨진 진실의 조각들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페이첵> 감상 포인트
할리우드로 간 홍콩영화의 거장 오우삼이 또 한번 새롭게 시도한 액션 SF물이다.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를 거치며 오우삼표 할리우드영화를 선보인 바 있던지라 이번에도 몇몇 장면에서는 오우삼 감독 특유의 인장이 찍혀있다.
두 사람이 마주 서서 서로의 얼굴을 향해 총을 겨눈다거나, 기다란 봉을 들고 벌이는 격투신이나, 갑작스레 날아오르는 흰 비둘기의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이번엔 보다 액션에 방점을 찍은 듯하다. 오토바이가 역주행해 달리고 자동차들이 대결하는 신에서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물로도 보일 법하다.
<데어데블> 이후 액션물에 등장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던 벤 에플렉의 액션도 볼거리다.
그는 실제로 오우삼 감독 영화의 오랜 팬을 자청해왔기에 이 둘이 만들어낼 액션의 합도 관전 포인트다.
기억을 삭제하고 소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SF물로서의 설정도 오우삼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장르라 할 수 있겠다
#<페이첵> 감독 오우삼
홍콩액션의 계보 속에서 오우삼의 이름은 절대 빠질 수가 없다. 1970년대 초중반 홍콩 영화의 황금기라 할 그때, 오우삼은 제작사 쇼 브라더스에 들어가 당시 최고의 무협영화 감독으로 평가받던 장철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하게 된다.
1973년 27살의 젊은 나이로 <철한유정>이라는 데뷔작을 냈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평을 받고 만다.
이후 그는 제작사의 요청에 따라 한동안은 <발전한>(1977) <전작괴>(1979) 등의 코미디물을 만들고 평가도 꽤 좋게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제작사 시네마시티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이곳에서 그 유명한 <영웅본색>(1986)을 만들게 된다.
이후 오우삼 감독은 ‘홍콩식 폴리스 액션물’의 하나인 <첩혈쌍웅>(1989) 등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이어간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할리우드로 건너가 홍콩 액션느와르의 할리우드식 변주를 시도해왔다. <브로큰 애로우>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 등이 그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선악이 분명히 나뉘는 명쾌한 액션장르 안에서도 인물의 감성을 놓치지 않으려한다는 평을 받아온 감독이다.
<페이첵> EBS1TV 15일(일) 오후 2시 15분 방송.
사진=<페이첵>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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