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국의아이들', 이란에서 전해온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동 

EBS 일요시네마 '천국의 아이들'  4월 16일 (일) 오후 1시 55분 방송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영화 '천국의 아이들'(The Children Of Heaven)=감독: 마지드 마지디/출연: 아미르 파로크 아스미얀, 바하레 세디키/제작: 1997년 이란/러닝타임: 87분/나이등급: 전체관람가.

엄마의 심부름을 갔던 초등학생 ‘알리’는 그만 금방 수선한 여동생 ‘자라’의 하나뿐인 구두를 잃어버리고 만다. 

동생은 오전 반, 오빠는 오후 반. 운동화 한 결례를 번갈아 같이 신게 된 남매는 엄마 아빠한테 들키지 않고, 학교에도 지각하지 않기 위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아슬아슬한 달리기를 이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이 마라톤 대회 3등 상품이 운동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알리는 자라에게 1등도 2등도 아니라 기필코 3등을 차지해서 새 운동화를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하고 대회에 참가한다. 과연, 알리와 자라 남매는 새 운동화를 가질 수 있을까?

실수로 여동생의 하나뿐인 구두를 잃어버린 오빠 ‘알리’와 이 일로 인해 오빠의 오래된 운동화 한 켤레를 나눠 신게 된 여동생 ‘자라’... 

그들은 자라의 신발을 신은 아이를 찾아냈지만, 그 아이가 맹인 아버지의 길 안내를 하는 것을 본 뒤 신발을 돌려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돌아온다. 

알리는 부잣집 소년을 보고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그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소년이다. 알리가 3등을 하려고 애를 쓰는 마라톤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이 장면을 두고 “록키가 링을 떠난 이후 가장 기념비적인 스포츠 액션장면”이라고 평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 영화 속 두 배우의 실제 남매처럼 완벽한 연기 호흡 또한 볼거리로 꼽힌다.

<천국의 아이들>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 찬사를 받으며 1999년 7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을 아름다워>, 월터 살레스 감독의 <중앙역> 등 세계적인 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대상과 피플스초이스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4관왕에 올랐고, 세계 최대의 영화 정보 사이트인 IMDB에서 관객들이 직접 선정한 최고 평점 영화 TOP 250에서도 8.2점이라는 높은 평점으로 역대 12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천국의 아이들' 감독 마지드 미지디는 20대 초반, 마흐말바프에게 발탁되어 그의 초기작들에 출연했다. 이후 카눈에 입사한다. 70년대 이란 영화의 뉴 웨이브를 이끌었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다리우스 메흐르쥐, 바람 바자이 등이 이란 영화의 1세대, 혁명 이후 배출된 모센 마흐말바프가 2세대라면 마지드 마지디는 <하얀 풍선>, <거울>의 자파르 파나히, <종이 비행기>의 파헤드 메흐란파와 함께 1990년대 이란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3세대 대표 감독이다. 

1992년 <바둑>으로 화려한 데뷔식을 치룬다. 파키스탄의 국경을 가로질러 불법 밀매를 하는 아이들. 그들이 유괴되어 노예상인에게 팔린 후 펼쳐지는 학대와 고초를 담은 영화 <바둑>은 삼엄한 검열로 국내 및 해외 개봉에 제한을 받았지만 그 해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4년 후, 그는 두 번째 장편영화 <아버지>를 만든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군인 출신 계부를 맞은 14세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지극히 상징적인 뉘앙스의 영화는 그 해 파지르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 영화제들에서 잇달아 수상 마지드 마지디의 이름을 알렸다.

국제 영화제에서 <아버지>에 대한 호평은 많은 영화인들에게 마지드 마지디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 중에 케빈 코스트너가 있었다. 그는 아이들의 심리와 그 안에 감춰진 감동을 읽어내는 마지드의 각본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에게 제임스 피셔 감독의 의 각본을 의뢰하면서 그의 차기작 <천국의 아이들>의 제작에 케빈 코스트너가 참여했다. <천국의 아이들>은 몬트리올 영화제 3개 부문 석권 (그랑프리, 관객상, 기독교협회상)의 쾌거로 미라맥스를 통해 미국에도 개봉되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안았다. 최근작으로 <바란>(2001), <윌로우 트리>(2005), <참새들의 합창>(2008), <무하마드: 신의 예언자>(2015) 등이 있다.

EBS 일요시네마 '천국의 아이들'  4월 16일 (일) 오후 1시 5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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