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의 기다림...1980년 5월 광주 이후 영화 '26년'....진구,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주연

OCN '26년' 방송...강풀 웹툰 '26년' 원작, 7억여원 두레 회비로 제작

이예진 기자 승인 의견 0

28일 저녁 10시 OCN에선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주연의 영화 ‘26년’이 전파를 탄다.

영화 ‘26년’은 1980년 5월 광주 학살 26년 후를 그리고 있다.

‘26년’은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 단죄를 위한 작전을 펼치는 액션 복수극이다.

 ‘26년’은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의 아픔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26년이 흐른 ‘현재’로 시점을 옮겨 그 날의 비극이 결코 박제된 역사가 아닌,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픔과 상처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특히 역사적인 사실에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한다는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파격적인 소재로 결코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 되는 비극적인 역사를 상기시키며 관객들에게 단죄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 ‘26년’은 기존의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던 팩션 영화들과 다르게 원작이 가지고 있는 오락적 요소와 진정성의 균형이 잘 맞추어진 재미있는 장르 영화로 탄생했다.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으며 상상하기 조차 힘든 철통 경호를 받고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인 연희동 저택으로 침투 과정은 그야말로 어느 액션 스릴러 못지 않은 재미를 전한다.

 완벽 경호를 뚫기 위한 주인공들의 치밀하고도 다층적인 암살 계획이 전개되면서 긴장감 넘치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진다. 또한 점점 좁혀오는 수사망과 좌절 되는 암살 시도, 팀원 내부의 갈등과 돌출 행동으로 인한 위기,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할 수 없는 결말 등을 통해 장르 영화로서의 궁극의 재미를 선사한다. 작전 D-DAY가 될 때까지 시한폭탄처럼 이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 전개와 사거리 시가 총격전, 연희동의 집단 결투, 원거리 저격 장면 등 강렬한 액션이 인물들의 사연과 심리적 변화와 결합되어 관객들의 감정적인 공감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과거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아픔의 치유를, 현재의 관객들에게는 액션 복수극으로서의 재미, 그리고 진정성 있는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가 되는 것이 궁극의 지향점이다.

 ‘26년’은 첫 제작을 시도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몇 차례에 걸쳐 제작시도를 하였지만 번번히 무산되었다. 영원히 제작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많은 관객들의 간절한 열망에 힘입어 ‘제작두레’를 도입해 2012년 개봉까지 이르게 됐다.

 제작두레는 회원가입을 통해 제작비를 약정하는 새로운 제작방식으로 우리 고유의 “두레”를 본받아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모아 영화를 만드는 새로운 제작방법이다. 대기업의 자본 없이 영화를 만들 수 없는 한국영화 산업구조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돌파구이자 두레를 통해 모두가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의미를 되새겨 참여의 의의를 전했다.

 2012년 6월 25일부터 10월 20일까지 총 4개월 간 ‘26년’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영화 ‘26년’에는 1만 5천여 명이 참여해 순 제작비 46억원중 7억여 원의 제작두레 회비를 모았다. 참여 인원과 누적 금액 모두, 전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영화 ‘26년’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웹툰 ‘26년’은 2006년 네티즌 선정 최고의 만화로 선정됐고 2006년 독자만화대상 온라인만화상과 2007년 독자만화대상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랜 기다림 끝에 개봉하는 영화이니만큼 ‘26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실력파 스탭진들이 대거 참여해 영화적인 완성도에도 역시 공을 들였다.

영화 '26년'은 '후궁: 제왕의 첩', '마이웨이', '형사 Duelist', '장화, 홍련', '음란서생' 등의 영화에서 감각적인 미술로 대한민국의 각종 영화제 미술상을 휩쓴 실력파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6년’의 캐스팅이 발표되자마자 출연 배우들과 원작 캐릭터와의 놀라운 싱크로율이 화제를 모았다. 배우들은 외형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캐릭터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놀라운 몰입도를 통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팀의 행동대장 ‘곽진배’ 역의 진구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체중을 감량했다. 마초의 느낌이 물씬 풍겼던 원작의 ‘곽진배’는 배우 진구를 만나 다혈질이지만 개구쟁이 같은 매력으로 누구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한혜진은 팀의 저격수 ‘심미진’을 연기하기 위해 사격을 배웠다. 가녀린 외모와는 달리 총을 받아들이는 게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완벽한 사격선수로 거듭났다.

팀에 합류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혀 두려워하고 갈등하는 현직경찰 ‘권정혁’은 영화를 관람하는 대다수의 관객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도전하는 자세로 작품에 임한 임슬옹은 공감을 일으키는 놀라운 열연과 신선한 마스크로 관객들의 편견을 깬다.

 냉철한 카리스마로 팀을 지휘하는 브레인 ‘김주안’은 배수빈을 통해 원작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로 거듭나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작전 설계자 ‘김갑세’ 역의 이경영 또한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빛과 감정으로 드라마를 이끈다. 초미의 관심이었던 ‘그 사람’ 역은 배우 장광이 연기했다. 외모뿐만 아니라 성우 출신답게 목소리와 말투까지 완벽하게 ‘그 사람’으로 변신해 놀라움을 선사한다. 

주연진뿐만 아니라 완벽한 싱크로율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화려한 조연진 역시 영화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준다. ‘그 사람’의 경호실장이자 광주민주화운동의 또 다른 피해자인 ‘마상렬’ 역의 조덕제, 끊임없이 이들을 의심하며 계획을 무마시키려는 ‘최계장’ 역의 김의성, ‘곽진배’가 몸 담은 광주 조직 수호파의 보스 ‘안수호’ 역의 안석환을 비롯하여 이미도, 김선화, 박혁권, 천우희 등 실력파 명배우들의 열연이 드라마틱한 재미를 선사한다.

마지막 ‘그 사람’ 집에서의 액션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배우들의 감정이 모두 극대화되는 장면이다. 5.18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있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유영봉안소는 한국이기에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장소로 영화 속에서 가장 애틋한 감정을 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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