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시대적 아이콘으로 만든 걸작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타이타닉

영화 '타이타닉'(Titanic)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997년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를 비롯해 빌리 제인, 캐시 베이츠, 프란시스 피셔, 글로리아 스튜어트, 버나드 힐 등이 출연했다.

▶ '타이타닉' 줄거리

한 보물 탐사팀이 84년 전, 깊은 바닷속 타이타닉 호와 수장된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인다. 

그들이 타이타닉 호를 뒤져 찾아낸 것은 낡은 금고 속 여인의 누드화 한 장. 그림 속 여인의 목에 걸린 목걸이는 그들이 찾고 있던 다이아몬드였다. 

타이타닉 호에서 누드화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TV 전파를 탄 뒤 탐사팀은 어느 노부인로부터 자신이 그림 속 주인공이라는 제보를 받게 되고, 혹시나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노부인을 인터뷰한다. 

84년 전으로 돌아간 1912년, 세계 최대 유람선 타이타닉 호의 첫 출항이 세계적인 관심사인 때다. 

영국 귀족 뷰케이터 일가는 가문의 몰락으로 인해 외동딸 로즈(케이트 윈슬렛)를 신흥 졸부 칼 헉슬리(빌리 제인)와 정략결혼 시키려 한다. 

로즈는 칼을 따라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타이타닉 호 1등실에 오른다. 섬세하고 인간적인 성격에 예술에 대한 안목도 상당한 로즈는 돈 밖에 모르는 약혼자를 경멸하며 자신의 신세를 답답히 여긴다. 

한편, 포커판에서 승선권을 따낸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타이타닉 호 3등실에 탄다.

마침내 타이타닉 호가 출항한다. 그 날 저녁, 처지에 염증을 느낀 로즈는 자살할 생각으로 배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우연히 이를 목격한 잭이 로즈를 구한다. 

칼은 체면 치레를 위해 잭을 1등실 만찬에 초대하고, 함께 자리한 상류층 인사들과 함께 잭을 무시하지만 잭은 아랑곳하지 않고 칼의 무례한 언사를 재치 있게 받아친다. 

로즈는 잭의 모습에 더욱 호감을 느끼고, 그날 밤 두 사람은 3등실의 시끌벅적한 파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로즈와 잭은 날로 가까워지고, 칼은 잭에게 절도 혐의를 뒤집어 씌워 선실 아래에 가둬놓는다. 

하필이면 타이타닉 호가 빙산과 부딪쳐 조금씩 침수되던 때다. 1등실 승객과 탈출하던 로즈는 잭을 구하러 아래로 내려가고, 두 사람은 가까스로 갑판까지 살아 나온다. 

마침내 타이타닉 호가 두동강 나 가라앉고, 미처 구명보트에 오르지 못한 약 1500 명의 승객들은 차가운 밤바다에서 하나 둘씩 죽어 나간다. 

잭은 작은 뱃조각 위에 로즈를 올려주고 로즈가 겁내지 않도록 용기를 준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구명보트에 올랐던 항해사 중 한 명이 그나마 살아 있는 조난자들이라도 구하기 위해 돌아온다.

대부분의 승객이 이미 찬물 속에서 동사한 상태, 로즈는 잠들 듯 죽은 잭의 모습에 몹시 슬퍼하지만 잭의 말을 상기하고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친다. 

간신히 구조돼 뭍으로 나와서는 신원을 묻는 선원에게 자신의 이름을 '로즈 도슨'이라 말한다. 다시 현재. 긴 이야기를 마친 노부인 로즈는 선실에서 편안히 잠든다.

 ▶ '타이타닉' 주제

'타이타닉'은 널리 알려진 비극적 실화에 가상의 젊은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덧붙인 멜로드라마다.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에 깔려 있는 테마, 기술에 대한 양가적 시선은 초창기 작품인 '타이타닉'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타이타닉'은 기술적 실험과 서사의 스펙터클, 휴머니즘까지 모두 움켜쥔 대작이었고 1997년 미국 박스오피스 순위를 갈아치운 뒤 12년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심지어 '타이타닉'을 2위 자리로 끌어내린 영화가 훗날 제임스 카메론이 만들게 되는 '아바타'(2009)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주인공들이 사랑한 시간은 너무나 짧고 실화에 기댄 서사적 무게감이 있기에 슬픔이 배가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시대의 아이콘으로 기억되게 만든 영화 <타이타닉>은 실은 로즈(케이트 윈슬렛)의 이야기다. 

잭과 로즈의 뜨거운 러브스토리 속엔 자유와 보편적 인간애에 관한 시선도 담겨 있다. 부유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새장에 갇힌 새처럼 로즈는 하루하루 말라가고 있다. 

초호화 유람선에 오르고도 자살을 생각할 만큼 로즈의 세계는 황폐하다. 가진 것이라고는 그림을 그릴 종이와 연필뿐이지만 누구보다 자유롭고 긍정적으로 사는 잭은 로즈의 귀감이 된다. 

로즈는 잭을 만나며 규칙과 편견에 갇힌 자신의 삶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난다. 가난을 견딜 수 없다는 엄마의 간곡한 호소를 뿌리칠 수 없던 로즈는 잠시 잭을 멀리하기도 하지만, 끝내 로즈를 잭의 옆에 끌어다 앉힌 것은 가슴에 끓고 있던 자유와 인간애에 대한 열망이다. 

사람이 마구 죽어나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조차 귀족의 허세를 놓지 못하는 엄마와 약혼자에 대한 환멸도 로즈를 떠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 

로즈는 연인의 죽음이라는 크나큰 고통을 감내하는 운명에 놓이지만 어렵게 건진 목숨을 절대 놓지 않는다. 잭의 손에 끌려다니던 로즈는 잭이 죽고 나자 비로소 각성해 삶을 움켜쥔다. 

▶ '타이타닉' 감상 포인트

신분을 초월한 진실한 사랑도 감동적이지만, 뛰어난 기술력과 고증으로 초유의 비극을 스크린에 생생히 재현한 감흥도 놀랍다. 

적어도 <타이타닉>이 공개된 1997년엔 이만큼이나 거대 여객선의 침몰을 실감나게 만든 작품이 없었다. 

제임스 카메론은 고증에 철저한 완벽주의자다. <타이타닉>은 역사적, 물리학적으로 실제와 완벽에 가깝게 구현됐다.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타닉 호를 촬영한 각종 촬영물들을 보며 배 모형을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만들었다. 

멕시코 해안에 초대형 수조를 만들고 그 안에 타이타닉 호 모형을 띄워 찍었다고 한다. 모형이지만 실제 타이타닉 호 크기와 거의 흡사했다. 

이 타이타닉호 모형은 현실감 넘치는 침몰 장면에 요긴하게 쓰였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침몰된 타이타닉 호 장면은 실제로 대서양에 잠겨 있는 타이타닉 호를 찍은 것이다. 

그 장면의 촬영을 위해 동생이자 스턴트 스탭인 마이크 카메론과 강력한 수압을 견딜 수 있는 심해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하기까지 했다. 

고증 뿐만 아니라 관객이 알아채기 힘든 세부 묘사에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시점의 장면을 제외한 1912년 장면의 러닝 타임은 실제로 타이타닉 호가 침몰하는 데 걸린 시간인 2시간 40분 길이다. 

물이 들어차며 접시와 가구가 와장창 깨지는 장면은 실제로 방대한 물을 투입해 한 번에 촬영했다. 

영화에서 잭이 그린 그림은 모두 제임스 카메론이 그린 것이며, 로즈의 누드화를 그릴 때 클로즈업된 손도 제임스 카메론의 손이다. 

심지어는 초창기 촬영본을 본 천체 물리학자가 거듭 제임스 카메론에게 제안해 로즈가 올려다 보는 밤하늘의 별들까지 실제 그 위치에서 볼 수 있는 밤하늘의 별자리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고쳤다고 한다. 

다만 영화의 서사를 위해 캐릭터 고증엔 다소 소홀한 면이 있었다. 승객의 이름조차도 실제 타이타닉 호를 탔던 사람들의 명단에 바탕해 지었으나 항해사 머독(이완 스튜어트) 같은 경우 영화에선 침몰하기 직전의 혼란에 갈팡질팡하다 권총 자살하는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실제로는 배에 끝까지 남아 승객들을 구조한 사람이었기에 유족이 제작사에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 '타이타닉' 감독 제임스 카메론

1954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출생했다. 아버지는 전기 엔지니어, 어머니는 화가였다. 그의 예술적 안목과 기술에 대한 관심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모양이다. 어릴 때부터 독서광이자 SF물에 무척 탐닉하는 소년이었는데 일본 괴수물 <고질라>를 무척 좋아했고, 로켓, 비행기, 탱크 등을 직접 만들며 놀았다고 한다. 

나중에 16mm 카메라를 손에 넣은 뒤엔 직접 만든 장난감들로 여러 특수효과를 실험하며 촬영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중퇴 뒤 트럭 운전, 만화 어시스턴트 등으로 일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영향으로 영화를 할 결심을 한 그는 틈틈이 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영화를 찍었다. 

로저 코먼의 뉴 월드 픽처스에 입사한 뒤 <피라나 2>(1981)의 연출로 장편 데뷔했으나 제작자의 농간으로 인해 여러모로 끔찍한 혹평에 시달렸다. 데뷔작의 충격을 쉬이 잊지 못한 제임스 카메론은 게일 앤 허드를 찾아가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모든 권리를 1달러에 넘길 테니 영화만 찍게 해달라고 제안했고 <터미네이터>(1984)가 대성공을 거둬 그의 커리어도 안정을 찾았다. 

뒤이어 연출한 <에이리언 2>(1986)도 흥행과 비평에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 뒤로 제임스 카메론의 테크놀로지 실험이 이어진다. 

해양 SF <어비스>(1989)는 액션의 스펙터클이 볼만했던 그의 이전 작품들과 다소 성격이 달랐기에 대중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훗날 만드는 그의 작품들의 원형을 담고 있다. 

<어비스>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타이타닉>을 만들었다. 당시 영화사상 최고 제작비를 들인 

물에 대한 그의 집착은 멈추지 않는다. <타이타닉>의 기록적인 성공 뒤엔 한동안 다큐멘터리 제작에 몰두했는데 이때 만든 다큐멘터리도 제2차 세계대전 중 침몰한 독일 전함 비스마르크호를 취재한 <비스마르크호의 비밀>(2002), 수장된 타이타닉호의 안팎을 촬영한 IMAX다큐멘터리 <고스트 오브 어비스>(2003), 대서양과 태평양 심해를 탐사한 <에이리언 오브 더 딥>(2005)이었다.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총집합시켜 만든 <아바타>도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현재 <아바타 2>의 개봉을 준비 중이며, <아바타> 시리즈는 5편까지 북미 개봉일을 확정했다.

사진=타이타닉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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