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김현주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10여년 전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담 등 시정잡배 수준의 적나라한 음담패설을 나눈 녹음테이프가 공개돼 대선 행보에 큰 위기를 맞았다.
미국 공화당 공식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까지 “역겹다”고 강력 비판하며, 자신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에서 열릴 예정이던 트럼프 지원 유세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웬만해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던 트럼프도 이번에는 급히 유감 성명을 내놓으면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각)에는 미 대선후보 텔레비전 2차 토론이 열린다.
이번 폭로가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나온 것도 트럼프로서는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트럼프의 10년전 세무신고 내역서를 입수해 그가 대규모 사업손실을 내는 수법으로 최소 8년여동안 면세혜택을 누렸다고 폭로성 보도를 한데 이어 주류 언론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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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트/출처-트럼프 페이스북 |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각각 '트럼프 비리 추적 특별취재팀'을 만들어 가동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NN도 발언내용을 보도하면서 "이 사건으로 트럼프는 끝장났다"는 앵커 멘트를 반복해 내보냈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와 미 연예매체인 '액세스 할리우드'의 대표 빌리 부시가 2005년 10월 버스 안에서 나눈 대화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당시 트럼프는 59살로 세번째 부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직후였다.
녹음파일에 담긴 트럼프의 발언은 당시 드라마 '우리 삶의 나날들' 카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이동하던 버스 안에서 있었던 것이다.
내용은 여성들에 대한 성적 편견과 유부녀 유혹하기 등 외설적 발언이 대부분이다.
녹음파일에서 트럼프는 부시에게 "성관계를 하려고 (유부녀에게) 접근했지만 실패했다는 걸 솔직히 인정한다. 그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했다. 그 유부녀가 누군지는 대화에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어 "(그 유부녀가) 가구를 원했기 때문에 가구 쇼핑몰에도 데려갔다. 나는 더욱 좋은 가구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겠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돼지처럼 접근했지만 (성관계를 갖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어느날 갑자기 그를 마주쳤는데 커다란 가짜 가슴을 달고 얼굴도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어 당시 녹화 현장에서 배우 아리안 저커를 목격하고는 "와"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외설스러운 발언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혹시 (저커와) 키스를 할지도 모르니 틱택(입냄세 제거 껌)을 좀 찝어야겠다. 나는 자동으로 미인한테 끌려서 바로 키스를 하게 된다. 자석과도 같이 기다리지도 않고 그냥 키스해버린다. 그들은 스타에겐 무엇이든지 하게 해준다"고 떠들었다.
녹음파일이 공개된 후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측은 이날 유감의 뜻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을 끌어들이는 등 진정한 반성보다는 물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녹음파일에 담긴 발언들은) 다 농담이다. 그것도 오래 전 있었던 사적 대화다. 누군가가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빌 클린턴은 골프장에서 내게 훨씬 심한 말을 했다. 나는 그의 수준엔 미치지도 못한다"고 엉뚱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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