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촛불집회' 전국 규모 첫 개최..우병우 안종범 등 수석 일괄사표 불구 민심동요 심각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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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위기 정국이 29일 저녁을 고비로 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촉구 집회와 시위가 이날 처음으로 서울 부산 광주 울산 등 전국적 규모로 대대적으로 개최된다.
이날 밤 시위 참가 인원과 경찰과의 충돌 등 사태 추이에 따라 향후 정국 흐름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병우, 안종범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일괄 사표를 지시하고,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청와대 일부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정부측 대응도 긴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수습책으로 성난 민심이 가라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29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간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천이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투쟁본부는 이날 집회에 3000~4000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엽기적 수준의 국기문란, 국정개입 사실이 고구마 줄기 처럼 끝없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시위 참가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참가자들은 청계광장에서 촛불시위를 연 뒤 오후 7시 30분부터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광교→보신각→종로2가→북인사마당까지 약 1.8㎞를 거리 행진할 예정이다. 예상 행진 소요시간은 1시간30분이다.
이날 촛불집회는 부산 광주 울산 등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간대에 열릴 예정이다.
부산광역시에서는 이날 오후 6시 부산역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진행된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오후 4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밤 8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
울산광역시는 오후 4시 태화강역에서, 전라북도 전주시에서는 오후 4시 세이브존(전주코아점)에서 촛불집회를 연 후 시국행진을 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28일 오전부터 ‘박근혜 탄핵 집회, 29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 ‘하야 촛불’이라는 문구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원내 정당 중 유일하게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열고 있는 정의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사표 낼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거듭 하야를 촉구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국가운영에 정치적 탄핵을 선택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민심이 ‘국민 탄핵’임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설마 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사실로 확인되는 것을 보며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운동을 벌인다. 정의당 관계자는 “헌정질서를 유린한 대통령, 이대로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둘러싼 여론 악화가 점점 위험수위에 육박하면서 청와대와 정부, 검찰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 사표제출을 지시한데 이어, 정부는 29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장관회의를 상설화해 당분간 매일 회의를 열어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키로 했다. 첫 회의는 다음주 월요일, 31일 오전에 개최된다.
이 날 회의에선 내각 총사퇴 등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거취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사태가 전면에 불거진 이후 황 총리가 국무위원 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 27일에 이어 두 번째이며 이날 간담회에는 20개 중앙행정기관 장관 또는 장관급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순실 의혹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청와대 사무실과 자택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안 수석과 정 비서관을 포함해 김한수 뉴미디어정책실 선임행정관, 김종 문체부 제2차관, 조인근 전 연설기록비서관,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전 행정관 등 7명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김종 차관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통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정 및 운영 관련 의혹의 실체를 파악할 예정이다. 또 연설문과 국무회의 자료 등 문건이 최씨에게 사전 유출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의 협조적 태도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늘 집행 가능한 압수 대상은 집행하고, 금일 집행이 어려운 것은 가급적 내일까지 집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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