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도 뿔났다" 시국선언 참여...박근혜 정권 강력 규탄

"시국선언을 계기로 헌법을 유린한 최순실 일가와 박근혜 정권 강력 규탄"

정우재 기자 승인 의견 0
수험생이 작성한 시국선언문. <사진=오르비>

[스타에이지=정우재 기자] 대학가와 노동계, 학계, 금융권, 의료계에 이어 중고생들도 시국선언에 참여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에는 수험생이 작성한 '수험생 시국선언'이 게재됐다. 

선언문에는 EBS 수능완성 법과정치 실전모의고사 2회 4번 제시문을 인용해 "어떠한 단체나 어떠한 개인도 국민으로부터 명시적으로 유래하지 않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며 "국가는 국민에 의하여 운영되어야 하고, 국민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명령하고 복종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능을 며칠 남기지 않은 지금, 우리는 지금까지 배워왔던 것들이 부정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우리가 믿었던 국가는, 우리가 믿었던 공화국은 죽었다. 이런 시국을 보는 우리는 착잡한 심정이다"고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우리는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이어야 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민주공화국의 공리를 위해 행동하고자 한다"며 "비록 지금 당장 거리로 뛰쳐나갈 수는 없더라고 이 선언으로써 헌법을 유린한 최순실 일가와 박근혜 정권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중동고등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박 대통령은 4·19혁명, 서울의 봄,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장구한 민주투쟁의 역사를 지닌 민주법치국가의 수장임을 스스로 부정했다"며 "더 이상 대통령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언문을 냈다.

전북 김제 지역 중학생 10여명은 지난 1일 저녁 김제시 검산동 김제수협 앞에서 성인 시민들까지 참여한 집회를 개최했다. 중학생들이 주도한 전국 최초의 집회에서 학생들은 "박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진실한 사과와 처벌을 바란다"며 시가행진을 벌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 <사진=포커스뉴스>

중고생들의 박근혜 정권 퇴진 촉구는 전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촛불집회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1일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는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백화점 앞 거리에서 '내려와라 박근혜! 대전시민 촛불행동'을 개최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집회에 참여한 3000여 명의 대전시민들 중 절반이 중고생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촛불을 들고 3채 차선을 가득 메운 채 거리행진을 벌였다.

지난달 28일 오후에는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벌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시민들과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또한 ‘하여가’가 아닌 ‘하야가’로 삼행시를 지어 문자로 보내 읽어주는 행사가 집회 중간중간 이루어졌고, 직접 앞에 나와 자신이 지은 삼행시를 외치는 학생들도 발견됐다.

서울청계광장에 모여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

지난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최순실 규탄 촛불집회에'도 중고생들의 참여는 이어졌다.

교복을 입고 참여한 중고생들은 시민들과 하나가 되어 '박근혜는 하야하라' '(청와대로)같이가자! 같이가자'를 외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번 촛불집회 참여한 시민들 중 상당수가 중고생들이었다"며 "중고생들도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학생들에게조차 버림받은 대한민국의 현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 학생들이 뭘 보고 배울거냐"고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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