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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2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지하1층 식당에서 열린 문화융성을 위한 콘텐츠산업 관계자 오찬에 참석한 가운데 손경식 CJ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 오른쪽 두번 째 옆 차은택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사진=청와대 제공) |
[스타에이지=이예진 기자] CJ그룹이 최순실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차은택(48)과 함께 창조경제에 앞장서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미경(58)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차은택이 문화계 대모로 불렸던 이 부회장의 자리를 대신하려하는 등 최순실이 대기업의 경영권 인사까지 손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CJ그룹의 차순실 게이트 연루 및 특혜 의혹은 압력에 의한 타의였든 자의였든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은택이 초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맡아 주도해 온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천억원대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지난해 2월 11일 CJ가 서울 상암동에 설립한 문화창조융합센터 출범식과 함께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 CJ E&M, SM 등 64개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상암동 CJ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을 가졌다.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과 박민권 제1차관은 수시로 이 센터를 찾아 각종 행사를 가졌다.
CJ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센터장은 차은택과 친분이 있는 CJ헬로비전 커뮤니티사업본부장 출신인 강신명씨가 맡기도 했다. 강신명씨는 미르재단 이사진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5월 차은택이 기획을 총괄하면서 예산이 대폭 늘어난 '밀라노엑스포'에도 CJ푸드빌이 운영 책임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CJ그룹은 차은택이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핵심인 K-컬처밸리의 사업을 맡아 1조 4000억원을 투자하기 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도 각각 8억원과 5억원을 출연했다.
CJ E&M 컨소시엄이 사업을 맡은 K-컬쳐밸리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조성될 예정인 대규모 한류 테마파크로 축구장 46개 넓이(30만㎡)의 대지에 융복합공연장과 숙박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도가 사업자인 CJ E&M에 특혜를 준 정황이 포착되면서 현재 잡음이 일고 있다.
CJ E&M은 지난 5월 외국인투자기업에 제공하는 최저한도 이율인 1%에 토지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을 체결한 날에 CJ E&M은 외국투자기업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경기도는 토지공급계약 전에 올해 본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해당부지 대부율을 5%가 아닌 1%로 미리 예상해 세입예산으로 편성, 사전에 CJ E&M을 내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5월20일 K-컬처밸리 기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16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지만 올해 광복절에 경제적 기여 등을 이유로 재벌기업 오너중 유일하게 사면 복권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2013년 2월 ‘김종욱 찾기’를 필두로 ‘문화융성의 날’ 행사마다 CJ가 기획, 투자한 연극과 영화관을 찾았다. 2014년과 2015년에는 CJ E&M이 주최하는 음악페스티벌 마마(MAMA)에 출연해 직접 축사를 하기도 했다. 국악, 문화재, 미술, 연극, 무용 등의 행사는 찾지 않아 문화계 내부에서도 볼멘 소리가 나왔다.
CJ는 2013년 5월 검찰이 이재현 회장에 대해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면서 박근혜 정부와 '코드' 맞추기를 시도했다. 주요 일간지와 영화관을 통해 '창조경제를 응원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고 영화도 '국제시장'(2014년 12월 개봉), '연평해전'(2015년 6월), '인천상륙작전'(2016년 7월) 등 정권과 코드를 맞춘 작품을 선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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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
한편, 5일 MBN과 SBS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 조원동(60) 전 수석이 CJ 손경식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2013년 말 통화된 녹취록에선 조원동 수석이 손경식 회장에게 "너무 늦으면 진짜 저희가 난리난다. 지금도 늦었을지 모른다"며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고 CJ그룹을 압박했다. 실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3년 9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은 2014년 3월까지 CJ E&M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다.
이미경 부회장은 2014년 10월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국으로 떠났다. 공식 출국 사유는 지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근육위축병)' 치료를 위한 것이었다. 2004년 말 CJ그룹 부회장에 오른 이미경 부회장은 영화, 방송, 공연사업 등을 벌이는 계열사 CJ E&M을 총괄해 왔다.
조원동 청와대경제수석은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함께 2013년 3월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사로 꼽혔으나 중산층 세금폭탄 논란을 부른 세제 개편안의 책임론이 불거졌으며 2014년 6월에 물러났다.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임명될 당시 1기 경제팀을 책임졌던 조원동 경제수석을 유임하자는 주장에도 굳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던 안종범을 경제수석으로 새로 임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원동 전 수석은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 경제정책본부장으로 영입되기도 했다.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이유로는 대선 당시 CJ그룹 계열 방송사인 tvN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박 대통령의 풍자 내용을 담았고 CJ가 기획·투자·배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영화라는 평이 나오며 박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CJ창업투자가 투자사로 참여해 2013년 12월 개봉한 '변호인'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극찬하는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지며 CJ가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의 ‘한국의밤’ 행사때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가수 싸이 등과 함께 한류 전파의 주인공으로 집중 조명받았는데 상대적으로 박 대통령이 소외됐고, 이를 불쾌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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