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목사, 이번엔 청와대에서 무슨 말했나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김장환 목사(오른쪽 첫번째)와 김삼환 목사(오른쪽 두번째)로 부터 국정현안에 관한 의견을 듣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스타에이지=김현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오전 10시30분 천주교, 오후 3시 개신교 원로로 나눠 종교계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현 정국과 관련한 조언을 들었다.

천주교에서는 염수정 추기경이, 개신교에서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등 성도들에게 오해받을 사이비 종교 관련 소문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오는 9일 오후엔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초청해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기독교계 인사들과 박 대통령과의 면담은  40여분 정도 진행됐다. 정국 수습 방안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의견 교환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서 김장환(극동방송 이사장) 목사는 로마서 12장을 읽으며 박 대통령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를, 김삼환 목사는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성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삼환 목사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람을 많이 만나서 소통하고 화해와 관용을 추구하시길 바란다. 나라를 살리는 일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투구와 갑옷 등에 십자가를 그려 넣은 뒤 밀비우스 다리 전투에서 막센티우스를 물리쳤다. 링컨도 남북전쟁 때 기도로 승리했다”고 했다. 

또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이 수세에 몰렸고, (전선이) 무너지면 남한은 공산화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이승만 전 대통령과 목회자들은 부산 초량교회에 모여 사흘간 금식기도를 했다. 기도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교회 측은 “김 목사는 이 같은 조언을 한 뒤 박 대통령을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

같이 참석한 김장환 목사는 로마서 12장 전체를 박 대통령 앞에서 읽으며 “로마서 12장은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라, 어려울 때는 하나님의 뜻을 잘 생각해 길을 찾으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극동방송 관계자는 “어려운 시국이니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라는 의미에서 이 부분을 대통령께 읽어드린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목사가 읽은 로마서는 신약성경의 여섯 번째 책으로 사도 바울의 대표적 서신서 중 하나다. 12장은 총 21절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생활과 규범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도입부인 1∼2절은 마음을 새롭게 할 것을 권면한다.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로 시작해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고 돼 있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경우에는 청와대 면담 직후 그간의 친정부적인 행적과  세월호 사건 때 한 '망언' 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SNS와 인터넷에서 그를 비난하는 글들이 다수 회자됐다. 

김삼환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5월 11일 명성교회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김 목사의 이같은 말을 두고 "김삼환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과는 상반된 이방적인 신개념, 잔인하고 괴팍하며 폭력적인 신을 예수와 복음의 이름으로 얄팍하게 포장하여 전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교계 원로들이 세월호 참사를 전후하여 명성교회에서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를 가졌는데 김삼환 목사는 이 기도회의 사회를 맡았다.

김삼환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 기도회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표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 초청돼 인사말을 전했다. 이에 세월호 유족들의 눈물이 아닌, 권력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소위 '권력자를 옹호하는 교계 원로들의 행사'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김삼환 목사는 같은 해 열린 제46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설교자로 나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은 통일의 비전을 가진 대통령을 만났다" "고레스(구약성서에 등장하는 페르시아 계몽군주)와 같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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