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들에 대한 로타바이러스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지난달 군산의 한 산부인과에 이어 14일에는 서울 강서 미즈메디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들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됐다. 신생아의 경우 장의 완충 기능이 적고 면역력이 부족해 사망할 수도 있는 바이러스이다.
신생아가 모여 있는 산후조리원의 특성 때문에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확산될 우려가 크지만, 폐쇄 조치 등에 한계가 있어 보건당국의 대응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15일 질병관리본부는 “신생아 29명 중 7명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강서구 보건소에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즉시 신생아들을 격리하고 감염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병원 신생아실 등의 폐쇄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본 관계자는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손 씻기와 끓인 물 마시기, 음식물 익혀서 먹기, 조리도구 소독, 분리 사용 등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환자 구토물을 처리할 때는 소독 등 환경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운 겨울부터 봄 사이에 어린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장염은 대부분이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로타바이러스는 생후 3개월에서 35개월 사이 영유아에게 주로 나타난다. 분변이나 구강 등의 경로로 전파되며 24~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설사와 발열, 구토, 복통, 설사와 탈수 등의 증세를 보인다. 심한 경우 탈수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분변에 의한 것으로 기저귀로 인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생아실 등 아기들과 접촉하는 직업종사자는 기저귀를 갈았을 때는 물론이고 외출 전후로 손을 반드시 씻는 등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다.
아기의 소변 양이 줄어들고 소변이 너무 샛노랗거나, 8시간 이상 소변은 안 보는 경우에는 탈수가 의심되므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로타바이러스는 탈수를 막는 수분 공급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백신 접종만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또한 탈수 증상이 없도록 충분히 수액 공급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2가지 종류의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두 종류 모두 생후 6주가 지나야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생후 3개월이 지나면 로타바이러스 장염의 발생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때문에 반드시 생후 3개월이 되기 전에 예방접종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은 국가필수예방접종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비급여로 접종 가능하며, 가격은 1회당 약 10만~13만원 선이다.
한편, 지난해 보고된 총 14건의 로타바이러스 유행 사례 중 11건(79%)이 산후조리원·신생아실에서 발생했다.
산후조리원에서 감염병이 발생하면 모자보건법에 따라 해당 신생아를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고 지체 없이(48시간 이내)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보건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산후조리원 측에 자진 휴업을 권고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위반은 지난해 상반기 총 57건인데, 감염병 발생 후 보건소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 14건이고 감염 아동을 병원으로 보내지 않은 것은 3건이다. 나머지는 신생아 수별 보유해야 할 인력을 기준을 지키지 않았거나 관련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생아 감염병을 부실하게 관리해도 현행 모자보건법은 과태료 부과만 하게 규정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염 신생아 이송조치 미실시와 종사자 건강진단 미실시 등은 과태료 200만 원, 보건소에 감염 사실을 보고하지 않으면 과태료 100만 원이 전부다.
전문가들은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모자동실' 확대와 법적 규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위반 처벌 강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 제출된 이후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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