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주간경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5년 7월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며 편지 전문을 17일 공개했다.
편지를 보낼 당시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미래연합 대표 시절이던 2002년 5월 신희석 아태정책연구원 이사장과 장 자크 그로하, 지동훈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독회담을 가진 바 있다.
<주간경향>이 입수한 편지는 박근혜 대통령이 방북 후 2년 뒤인 2005년 7월1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다.
이 편지는 장 자크 그로하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을 통해 북한측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낸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북한 어린이에게 축구공 20만개를 보낸다는 취지가 좋아" 유럽코리아재단 이사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지난 3월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측에서 포괄적으로 남북접촉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으며, 어떤 내용의 서신이 오갔는 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음은 <주간경향>이 공개한 편지 전문.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하나됨과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던 "2002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비롯해서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계획들이 하나씩 실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 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지유로와 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맺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
사진=2002년 5월 13일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저작권자 ⓒ 스타에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