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이지] "이세상 어느 나라, 어느 사전에도 나라를 무당에게 맡기고, 꼭두각시 노릇한 지도자를 칭하는 호칭이 없어서 아직은 부득이하게 대통령이라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말인 지난 5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 시국선언 대회'에 연사로 나선 한 여고생의 자유발언이 화제다.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 조00라고 밝힌 이 여고생은 7분여 동안 원고도 보지 않고 웅변을 이어나갔다. 본디 지난 밤 원고를 글로 써 준비를 했지만 통째로 외웠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감성팔이식의 쇼를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책임적 사과로 응답하십시오. 우리는 꼭두각시 공주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개돼지가 아닙니다.
"10대, 20대 지지자가 100명 중 1명인 상황에서, 당신의 사과는 우선 당신이 하야했을 때, 그 빛을 진정으로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대구 시민 여러분 이것이 마지막이 아닌 시작입니다. 이 길의 끝이 무엇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우리 꼭 함께 손을 잡고 그 끝을 봅시다."
등등의 내용인데, 조 양이 연설을 이어갈 때마다 집회에 참석한 대구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응답하는 모습이었다.
<대구 여고생 자유발언 전문>
고등학교2학년 조00라고 합니다.
먼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신 걸 보니, 제가 혼자는 아닌 것 같아서 굉장히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오늘 박 대통령, 아 사실 그녀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이세상 어느 나라, 어느 사전에도 나라를 무당에게 맡기고, 꼭두각시 노릇한 지도자를 칭하는 호칭이 없어서 아직은 부득이하게 대통령이라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오늘 박대통령이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최순실 씨와 함께 국민을 우롱하고 국가를 져버린 죄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실 저는 굉장히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평소 같았다면 저는 역사책을 읽으며, 다음 모의고사를 준비했을 것입니다. 허나 저는 이 부당하고 처참한 현실을 보며 이거 정말 아니다는 생각에, 저는 살아있는 역사책 속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해야 했습니다. 저를 위해 피땀 흘려 일하시는, 그러나 사회로부터 개돼지, 흙수저로 취급받으며 사는 사랑하는 저희 부모님을 위해, 사회에 나오기 전부터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수험생 언니를 위해, 또 아직은 너무 어려서 뭔지 잘 모르는 동생을 보며, 이들에게 더 나은 내일과 미래를 주기 위해서 저는 무언가를 해야만 했습니다.
현재 박 대통령은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부분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최순실 씨에게 그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최순실 게이트 외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반도 사드배치, 위안부 합의, 세월호 참사 등과 같은 말도 안되는 정책과 대처로 국민들을 농락해 왔으며, 증세없는 복지라는 아주 역설적인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직에 당선되었을 때에도 , 그 이후에도 담배세 인상 때와 같은 간접세로 우리 서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치와 경제를 위해 하야할 수 없다는 메세지를 남겼지만, 여러분 그녀가 있을 때도 국정이 제대로 돌아간 적이 있기나 했습니까? 대체 당신이 만들고 싶었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당신이 되고자 했던 대통령은 어떤 사람입니까?
약속했던 복지는 물거품이 되었고, 국민들의 혈세는 복채처럼 쓰였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런 사회와 현실을 보며,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을 느끼고 괴로울 뿐입니다. 즉 박 대통령, 아니 박근혜 씨야말로,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자 본질이며, 최순실 씨는 이 모든 사건의 포문을 여는 게이트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 박 대통령이 대통령 국민의 대표자라는 권력과 직위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권력이란 그 힘에 크기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국민, 우리의 주권자가 준 권력을 사사로운 감정에 남발하고, 제멋대로 국민주권자의 허락없이 이를 남용하여 왔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권력을 남용했다면, 이제는 그 남용한 권력에 대한 책임을 질 차례입니다.
그렇게 저는 오늘 개국 97년 11월 5일, 다음과 같은 박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하나, 박대통령은 연설문 및 청와대 홍보자료 등을 무단으로 배포 수정하여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최순실 특정 개인과 관련된, 모든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십시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어줍잖은 해명이 아닌 진실입니다. 우리 국민, 주권자들은 이를 알아야 할 이유가 있고, 이를 알 수 있는 권리 또한 있습니다.
하나, 박 대통령은 본인을 포함해서 국가를 유린하고, 국민을 농락해오던 자들에 한 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 수사를 즉각 진행해주십시오. 정부도 국회도 믿을 수 없는 이 마당에, 검찰의 말을 믿을 수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아주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위해 엄중히 처벌해주십시오. 우리는 더 이상 의미 없는 진실게임을 계속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 박 대통령님은 감성팔이식의 쇼를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책임적 사과로 응답하십시오. 우리는 꼭두각시 공주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개돼지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당신의 100초 또는 9분20초짜리의 정성스런 헛소리가 아닌,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물론 당신의 지지율이 5%이고, 10대, 20대 지지자가 100명 중 1명인 상황에서, 당신의 사과는 우선 당신이 하야했을 때, 그 빛을 진정으로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전 두렵습니다. 오늘 저희의 민주주의를 향한 노력이 그리고 이 사건의 본질이 언제나 그랬듯이, 다른 사건들처럼 점차 희미해지고, 변질되어 잊혀질까봐, 또 제정일치 사회속에 몸 담아야할까봐 저는 두렵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이런 사회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다 같이 노력해야합니다.
청소년들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을 위해, 부디 오늘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56년 전, 1960년 6월 28일 바로 이땅에서 대구 학생들이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며 민주주의를 지켰듯이, 바로 오늘 또 다시 대구시민들이 민주주의를 다시 일구어 내야 할 때입니다. 존경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이것이 마지막이 아닌 시작입니다. 이 길의 끝이 무엇이 있을지 무엇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우리 꼭 함께 손을 잡고 그 끝을 봅시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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