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왜 서두르나?

이혜원 기자 승인 의견 3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열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2차 실무협의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사드저지전국행동 관계자들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포커스 제공>

[스타에이지=이혜원 기자] 정부가 최순실 사태로 어수선한 틈을 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속전속결로 추진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국방부는 9일 한일 양측이 서울에서 2차 실무협의를 열고 협정 문안을 면밀히 검토했다며 주요 내용에 대해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한지 10여일 만에 이달 내에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다음달 중 한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한일간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것이다.

한미일은 2014년도 12월 군사정보보호약정을 체결해서 군사정보를 교류해오고 있는데 지금 약정으로는 북핵 정보가 제한되고 정보공유가 미국을 경유하게 돼 있어 한계가 있다고 보고 협정을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협정 체결시 정보공유 등을 이유로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되고 있다. 일본은 안보법제를 재개정해 자위대가 평시에서 전시에 이르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한반도에 재진입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놓고 있다. 자위대 진입에 대한 한국정부의 동의 여부는 유사시 일본군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아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해 10월에 국회에서 일본이 우리와 협의해서 필요성이 있다면 자위대 입국을 허용할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한 일본의 이득에 대해 아사히 신문은 ▲한미일 공동작전 시 한국군의 작전계획 파악 ▲ 한국군이 보유한 북한 내 정보 이용 ▲ 한반도 유사시 한국 내 일본인들 철수때 한국군의 움직임 파악 등을 들고 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MMD)에 한국이 편입되게되며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과 유사시 충돌 위험성, 경제적 타격의 위험성 등도 우려된다.

야 3당은 일제히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의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야 3당은 "이 협정 체결은 일본 정부가 한반도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도록 용인하고, 미국 주도의 한·미·일 미사일방어 협력을 강화시킨다"면서 "지역질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한반도 안보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측근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으로 정부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어지러운 시점을 이용해 민감한 외교안보 사안을 졸속으로 해치우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면서 "왜 지금 이 시점에서 협정을 추진하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야권이 협정에 대한 국회 비준을 강력 요구하고 있어 서명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야3당은 특히 "이 협정은 타 국가와 체결한 협정과는 달리 국민에게는 영토주권의 문제이자 역사문제임과 동시에 한일 간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게 하는 국가안보적 중대사안"이라면서 "국민의 지지와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함은 물론, 국회의 동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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