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임박 긴장 고조..법원, 청와대 행진 허용 여부 변수(종합)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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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2차 주말 집회 모습.<사진=포커스뉴스> |
[스타에이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3차 주말 대규모 '민중총궐기 집회' 가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최측은 이날 집회와 거리행진에 서울 광화문 일대에만 최소 50만명, 최대 10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당차원에서 참여할 예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상당수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민중총궐기집회 규모와 가두시위 양상 등 이날 상황 진행 여하에 따라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에 주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행사를 평화적으로 진행한다는 원칙이지만, 경찰이 청와대 근처로의 접근을 사실상 봉쇄할 계획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2일 오후 4시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연다.
앞서 오전 11시부터는 대학로와 종로, 남대문, 서울역, 서울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노동계, 청소년, 대학생, 빈민·장애인, 여성계, 학계, 농민 등이 사전집회 및 행진을 한 뒤 오후 4시 서울광장에 결집한다.
오후 4시부터 열리는 민중총궐기 본집회가 끝나면 오후 5시쯤부터 서울 거리 곳곳에서 대규모 행진이 시작된다.
주최측은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목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주변 내자동로터리를 집결지로 한 각기 다른 5개의 거리행진 경로를 신고했다.
경찰은 이 중 1개 경로만 허용했고, 나머지 4개 경로는 '조건통보'로 사실상 불허했다.
경찰이 유일하게 허용한 행진 경로는 '마로니에 공원→종로5가→세종로→서울광장'뿐이다. 조건통보한 4개 경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청와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경찰은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로인 율곡로를 저지선으로 설정했다.
광화문광장 기준으로는 세종대왕상 이상으로는 청와대쪽으로 올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율곡로 이남의 종로, 을지로, 퇴계로 등에서는 가두행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최측은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가두행진의 성격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11일 오후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대리해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조건통보에 대해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통고는 교통소통을 명분으로 내세웠을 뿐 실상은 시민들의 행진을 청와대에서 가급적 먼 곳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집회 시위의 자유에 있어 본질적인 집회장소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집회가 열리기 전인 12일 오전 11시에 참여연대 신청의 인용 여부를 결정하는 심문기일을 열 예정이다. 오후 거리행진 전에 법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집회·행진에는 서울에서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전세버스 등을 이용해 참가할 예정이다.
주최 측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최소 50만~100만 명, 경찰은 16만∼17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8년 6월 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인원인 70만명(주최측 추산)을 웃도는 규모다.
행진을 마치면 오후 7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와 촛불집회가 열린다. 연예인 김제동, 김미화, 이승환, 전인권 등 문화예술인들도 출연한다.
문화제가 끝나면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1박2일 난장' 토론 등 추가 집회행사가 이어진다.
경찰은 가용 경찰인원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일단 270개 중대 2만5000여 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하기로 했다.
주요 정당과 정치인들도 연이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나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락가락하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틀 간의 논의 끝에 결국 12일 저녁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1일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낮 2시에 '당원 보고 대회'를 독자적으로 개최하고, 지도부는 이후 5시에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여해 민심을 경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 민주당 지도부는 4시의 '민중총궐기'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당 지도부도 별도 당 행사를 먼저 연 뒤 저녁 촛불집회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10일 중앙위를 열어 논의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공식 채택하고 "12일 집회에 질서 있게, 당력을 집중해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의당은 촛불집회뿐 아니라 민중총궐기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정의당은 이미 지난달말 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촉구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 "내일은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날"이라며 "내일 주제는 오직 하나, 박 대통령 퇴진으로 압축된다"고 강조했다.
야권 주요 대선 주자 가운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공개적으로 참석 의사를 나타냈다.
안철수 전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야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모두 12일 집회에 참여해 민심을 직접 보고 듣는 것을 제안한다"며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여야 합의 총리에게 넘겨야 한다. 박 대통령이 빨리 물러나는 것이 혼란의 조기 수습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본인의 참석은 물론, 서울시장으로서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공개 약속하는 등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집회가 예정된 12일 오후 지하철 1~5호선에 열차 6편을 비상 편성하고, 광화문역과 시청역 등 도심권 11개 역사에 안전요원 207명을 배치하는 등의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부겸 의원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 '중도' 지향 그룹에 속하는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도 "오후 2시에 열리는 당 행사(당원 보고 대회)에는 참석할 것"이라며 "(촛불집회 참석은)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대표는 참석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발표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내일 다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린다. 집회의 함성이 청와대까지 들릴 것"이라면서 "저도 광장의 국민들과 끝까지 뜻을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 글 가운데 '광장의 국민과 뜻을 함께할 것'이라는 대목이 촛불집회 참여를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 문 전 대표측은 "참석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민중총궐기 집회에 앞서 11일에도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랐다.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초동 SK브로드밴드 앞에서 전국변호사 비상 시국선언대회를 열고 "어떤 정당성도 갖추지 못한 몇 명의 인물들이 헌법을 난도질하고 대한민국을 사유화 했다"며 "군부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것은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힘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240명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국정 농단 관련자 엄벌, 대학 교육 정책 전면 혁신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이대 교수들은 "우리는 우리 국민이 이 위기를 몇몇 개인과 집단의 처벌에서 끝내지 않고 국가 전체를 개조할 기회로 삼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 시점에서 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임질 것을 책임짐으로써 나라의 기강을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고대의료원지부와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등도 이날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정농단과 불법행위를 저지른 모든 관계자를 엄중히 처벌해 부정부패가 없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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