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석 의원.<사진=포커스뉴스> |
[스타에이지] 정진석(56)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5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처리를 다음달 9일까지 하겠다는 야당의 방침에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 집중하는 것이 질서 있는 국정수습"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내 탄핵 처리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른다는 점과 결과가 빨리 나올 경우에도 조기대선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같이 주장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법 51조를 들어 "법조계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의 형사소송 결과를 보기 위해 탄핵 절차를 6~12개월 중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사실관계 다툼이 없었기 때문에 두 달 만에 후다닥 탄핵 재판이 끝났지만, 이번엔 많은 사실관계를 두고 다툴 수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증거조사를 하거나 최소 6개월이 걸리는 1심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과가 마냥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해보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결과가 안나올 수 있다"며 "대통령의 직무 정지상황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임기를 다 채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또 탄핵안이 2~3개월 안에 처리 될 경우 "3월이나 4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경우에 각 정당에서 경선 절차가 엉망이 될 것이고,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허겁지겁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검증 과정이 부실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차기 정부의 절차적 정당성, 즉 정통성에 심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국가적인 대불행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날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협상에 대한 모든 권한을 원내대표인 저에게 일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몇몇 의원들은 박수를 쳤지만 친박계가 대거 불참하고 비주류로만 이뤄진 의총에서는 반발이 쏟아졌다
나경원 의원은 "12월2일과 9일에 반대한다는 취지를 발표한 원내대표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것에 대해 이의가 있다"며 "의총에서 차분히 탄핵에 대한 논의를 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영철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탄핵 절치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원내대표에게 다 위임해 달라는 것을 몇명 의원들의 박수로 다 동의된 것처럼 말하면 안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로 논의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정진석 원내대표에 제동을 걸었다.
일부 비박계 의원들은 나경원, 황영철 의원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적극 지원했다. 탄핵 문제를 놓고 충돌 조짐을 보이자 원내지도부는 서둘러 취재진을 의총장에서 내보내고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편 야당은 “헌재에서 어떤 경우에도 헌재법 51조가 적용될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법학자 등의 의견을 소개, "헌재법 51조는 형사불소추 특권이 적용 안 되는 대통령의 내란외환죄가 적용될 경우 만든 규정이기 때문에 각종 비리에 연루된 박 대통령은 스스로 특권을 포기하고 형사재판을 받지 않는 이상 이 조항이 적용될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금태섭 민주당 대변인은 "대다수의 헌법학자들은 해당 규정은 동일인에 대한 형사소송일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기소됐을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하고, 형사재판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정지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트위터에 “정진석 대표, 머리굴리는 소리가 자갈밭에 탱크 지나가는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린다"며 “국가와 국민께 저지른 죄 석고대죄하고 순수하게 멸사봉공하시길”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 대표는 지난 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 직후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스타에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