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뇌물죄 칼바람 앞에 선 이재용 김재열

김현주 기자 승인 의견 0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27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사진=포커스뉴스>

 

[스타에이지=김현주 기자] 삼성에 대한 검찰의 칼날이 점점 매서워지고 있다.

검찰은 삼성이 최순실 일가에 준 돈을 '뇌물'로 잠정 결론내리고 입증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는 두 가닥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승마훈련 지원을 명목으로 최순실-정유라 모자에게 거액을 보낸 부분이고, 또하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매개로 장시호를 지원한 부분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 것과 별개로 최순실 일가를 직접 지원한 것은 삼성그룹이 유일하다.

검찰은 최순실-정유라 모녀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5~7월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등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승계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두차례 독대하며 모종의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을 지원해 결과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돕고, 그 대가로 최순실-정유라 모녀에게 돈을 보내게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실제로 이런 구도를 전제로 입증자료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제3자 뇌물공여죄가,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뇌물공여죄가 적용될 수 있다.

27일 검찰은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재소환해 장시호 지원 의혹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였다.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10시쯤 김재열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재열 사장은 지난 17일 이미 한 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앞서 15일에는 삼성그룹 서초사옥 내 제일기획을 압수수색했다. 이때 김재열 사장의 집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열 사장은 이서현(43) 삼성물산 패션부분 사장의 남편이다.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이자 이재용(48) 부회장의 매부인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과는 동갑내기다. 김재호(52) 동아일보 및 채널A 대표이사 사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국제빙상경기연맹 집행위원 등을 맡고 있다. 

삼성은 장시호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삼성그룹의 스포츠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김재열 사장이 당연히 센터 지원 과정에 개입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1년도 안된 신생 법인인 이 센터에 삼성이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배경에 장시호-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또한 큰 그림으로 보면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등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결국 박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의 독대 등을 통해 삼성의 최순실 일가 지원과 '이재용의 삼성 구축'을 빅딜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검찰은 '포괄적 뇌물죄' 법리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포괄적 뇌물죄는 뇌물의 대가로 굳이 구체적인 보상을 받지 않더라도 성립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결국 박근혜-이재용-김재열-최순실-장시호 를 '포괄적 뇌물죄' 한덩어리로 기소하는 것이 검찰의 최종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 수사에서도 '포괄적 뇌물죄' 법리를 적용했다.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거나 요구하지 않았고 개별적인 대가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해도 뇌물을 주는 측이 대통령의 국정 통할권을 의식해 대통령 측근에게 돈을 줬다면,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런 혐의를 적용한 경우 박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의해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뇌물공여자가 되는 이재용 부회장이나 김재열 사장은  최고 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최순실과 장시호 측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각종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법인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시호는 작년 6월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38)씨 등을 내세워 해당 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문체부 지원 아래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삼성전자가 한국동계스포츠센터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센터에는 삼성 자금 이외에도 지금까지 총 7억원 가량의 정부 예산이 지원됐다. 
지난해 설립하자 말자 1억9900만원의 나랏돈을 받아냈고 올해도 4억7700만원의 토토기금을 배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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