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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성남 시장<사진=포커스뉴스> |
[스타에이지=정우재 기자]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 시장이 스스로를 '고구마'와 '사이다'에 비교한 언론에 대해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치, 막걸리, 감자 등 야권 대선주자들을 비유하는 새로운 음식들이 등장해 이슈가 되고 있다.
5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여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 전 대표와 이 시장과 함께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 시장이 SNS에 올린 글이라며 한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게재된 사진에는 "사이다처럼 톡쏘진 않지만 고구마처럼 배부르진 않지만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김장김치처럼 늘 시민의 광장밥상에 자리하겠다"며 "김장김치는 발효될수록 맛있는 묵은지가 되는거 아시죠? 고구마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고, 김치먹고 사이다 마시면 더 맛있는 사이다와 고구마, 김치는 서로 돕는 한상이다"는 글이 적혀있다.
이어 "늘 국민들의 '삼시세끼'와 함께 하겠다.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했다"는 문구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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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박원순 시장 SNS 검색 결과 해당 글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네티즌들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보이는 글", "그러니 보니 셋다 절묘하게 어울리는 음식들이다", "문재인은 고구마, 이재명은 사이다, 박원순은 김치, 안희정은 감자? 막걸리?", "안철수는 뭘로 지어줘야 하지?" 등 야권 대선주자들의 음식 비유에 흥미를 보이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이다는 금방 목이 또 마른다.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다"라며 "사이다만 마시면 배가 고프니까 고구마도 함께 먹고, 고구마만 먹으면 목메니까 사이다도 함께 마시면 좋겠다. 사이다와 고구마가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이 시장을 의식한 발언을 남겼다.
인터넷 상에서 고구마는 '답답함'을, 사이다는 '청량감'을 가리키는 속어로 쓰인다.
문 전 대표의 대답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 하야·탄핵 추진과 관련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자신을 '신중한 판단론자', 이 시장을 '빠르고 명쾌한 해결사'로 불리고 있다는데에 대한 답변이었다.
실제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 하야·탄핵 문제가 붉어진 이후 '국민 행동'을 강조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인 반면, 이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와 탄핵을 서슴없이 거론하고, 구속 체포까지 언급하는 등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곧바로 응수에 나섰다. 이 시장은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6차 촛불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밌게 말하자면 목마르고 배고플 때 갑자기 고구마를 먹으면 체한다"며 "목을 좀 축이고 사이다를 마신 다음 고구마로 배를 채우면 든든하게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잽을 날렸다.
이어 자신의 트위터에 "사이다에 고구마를 같이 먹으면 맛있고 든든하다"며 "내가 아니라 우리가 이기는 게 먼저고 우리는 한 팀"이라고 조심스레 야권의 화합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 역시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아주 좋고 기쁜 일로 야권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이라며 "사이다만 마시면 배가 고프니까 고구마도 함께 먹고 고구마만 먹으면 목이 메니까 사이다도 마시고 이렇게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제1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이재명 시장을 견제하는데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의 지지율이 문 전 대표의 턱밑까지 쫒아온 결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11.2%),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문 전 대표가 20.7%로 가장 앞섰고,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18.2%, 이 시장 15.1% 순으로 나타났다.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한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3%)에서도 이 시장은 반 총장(17.3%), 문 전 대표(17.1%)에 이어 15.7%로 3위를 기록했다. 1위부터 3위까지 기껏해야 2% 내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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