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주잔 원샷' 논란이 벌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이번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 시 쓴 방명록 글에 노 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인 '사람사는 세상'을 '사람사는 사회'로 잘못 표기해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반기문 전 총장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권양숙씨를 예방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참배와 권양숙씨 예방을 마친 뒤 “경건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님 영전에 귀국 인사를 올렸다”며 “저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생전에 많은 노력을 해주신 데 대해서도 마음 깊이 감사드렸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우리 가슴 깊이 남아 있다”고도 했다.
자신과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정치교체'라는 반기문 전 총장의 정치적 케치프레이즈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도 일목상통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제는 반기문 전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면서 남긴 방명록 글에서 발생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비치된 방명록에 "따뜻한 가슴과 열정으로 '사람사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헌신하신 노무현 대통령님께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진력하겠습니다. 노 대통령님! 대한민국의 발전을 굽어 살펴주소서! 2017.1.17. 제8대 UN사무총장 반기문"이라고 썼다.
반기문 전 총장이 방명록에 쓴 글 중 '사람사는 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소 말한 '사람 사는 세상'을 잘못 암기하고 쓴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본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땡 틀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는 반기문 전 총장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그렇게 어려우면 차라리 컨닝페이퍼 베껴쓰세요"라며 반기문 전 총장이 쓴 방명록 글과 봉하마을 논에 꾸며진 '사람사른 세상'이라는 글 무늬를 비교하는 사진을 나란히 게재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이날 동시에 논란이 되고 있는 반기문 전 총장의 퇴주잔 논란과 관련해서도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반 전 총장에게 날을 세웠다.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반기문의 몸개그가 웃프다>"라는 제목으로 "2만원 지폐, 방명록 베껴쓰기, 탁받이, 퇴주잔 논란까지 반반인생의 버라이어티 폭소대잔치로 코메디업계가 울상이다"이다며 "왜 대선 출마자격을 국내거주 5년이상으로 했는지 실감한다. 멈출지 모르는 몸개그에 국민들은 웃프다"고 반기문 전 총장의 행적을 비꼬는 글을 올렸다.
반기문 퇴주잔 논란은 이날 오전부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4일 반기문 전 총장 부부 등이 생가 주변 부친 묘소를 성묘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과 GIF 파일이 퍼지면서 제기됐다.
여기엔 반기문 전 총장이 부친 묘소 앞에서 절을 한 뒤 퇴주잔으로 보이는 잔에 술을 받은 뒤 한번에 마셔버리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퇴주잔은 술을 조상 대신 받아 예를 올리는 것으로 잔을 채운 다음 묘소에 흩뿌리는 것이 전국 대부분의 제사 관례다.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곳곳에선 '그럴 수 있다' 는 동정론과 '제사 올리는 법도마저 잊어비린 것 같다'는 비난성 글들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퇴주잔이면 묘소에 뿌리고 술을 채워주면 향 뒤에 두 번 돌려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며 “외국물 많이 먹더니 조상 모시는 법도 까먹은것이냐?” 등의 비난성 글을 올렸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이런 지적에 공감하며 반기문 전 총장이 전통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제향이 진행된 후 반기문 전 총장이 음복할 차례가 되서 마신 것"이라는 옹호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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