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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권한대행(왼쪽)과 김평우 변호사.<사진=포커스뉴스 제공> |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72·사법시험 8회)가 20일 헌법재판소 변론기일이 종료될 즈음 갑자기 "변론 시간을 달라"며 헌재소장 권한대행인 이정미 재판관과 설전을 벌였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날 정오쯤 재판 관련 일정을 마무리하고 '재판 종료'를 선언하자, 김평우 변호사가 변론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설전 도중 김평우 변호사는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해요?", "왜 함부로 진행하고 그래요?" 등 최고사법기관 중 하나인 헌법재판소와 소장권한대행의 권위를 짓뭉개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변론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헌재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김평우 변호사를 옹호하고 이정미 재판관을 비판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67년 사법시험 합격해 판사 생활을 하다 1980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9년부터 2년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냈다. 해방후 우익 민족문학론 진영의 대표적 논객이었던 고 김동리 시인의 아들이다.
이정미(55·사법시험 26회) 재판관은 마산여고, 고려대 법학과 졸업하고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생활을 시작했다. 대전고법 부장판사 재직중이던 2011년 3월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선임됐다. 이정미 재판관은 오는 3월 13일 헌재 재판관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할 예정이다.
● 다음은 이정미 헌재 재판관(헌재소장 권한대행)과 김평우 변호사의 설전 내용.
이정미 재판관="그러면 오늘 변론절차는 이것으로 마치고..."
김평우 변호사 = "잠시만, 잠시만. 저는 제가 변론을 준비했고요."
이정미 재판관 = "어떤 내용입니까?"
김평우 변호사="그리고 준비서면을 얘기하셨으니까."
이정미 재판관 = "어떤 내용입니까?"
김평우 변호사 ="변론을 준비했으니까. 지금 시간이 낮 12시가 넘었는데요. 제가 조금 당뇨가 있습니다."
이정미 재판관 : "예..."
김평우 변호사=" 그래서 시간을 조금 주시면..."
이정미 재판관 = "어떤 내용에 대해서 말씀하실 게 있습니까?"
김평우 변호사= "제가 말씀을 드릴게요. 제가 조금 어지럼증이 있어서 음식을 먹어야겠는데, 그 시간을 조금 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이정미 재판관 = "그러시다면 그 부분은 다음번에 하시는 것으로 하시고요."
김평우 변호사 ="아닙니다. 저는 오늘 하겠습니다."
이정미 재판관 = "오늘 꼭 하셔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김평우 변호사 = "저는 오늘 꼭 하겠습니다. 준비를 해왔으니까. 그러면 제가 점심을 못 먹더라도 지금부터 변론을 하겠습니다."
이정미 재판관 =" 그러시면 저희 재판부에서는 다음번에 변론을 하시죠. 변호사님, 재판 진행은 저희가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다음번에 충분히 기회를 드릴 테니까, 오늘 변론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평우 변호사= "다음이 언제입니까?"
이정미 재판관 = "22일입니다."
김평우 변호사= "저는 오늘 하겠습니다. 오늘 준비 다 해왔는데..."
이정미 재판관= "기일은 저희가 정하는 것입니다."
김평우 변호사 = "오늘 하겠다는데. 질문을 하겠다는데 왜 그러십니까?"
이정미 재판관: "오늘 변론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평우 변호사="지금 하겠다는데 왜 변론을 막으십니까?"
이정미 재판관= "다음 기일에 충분히 기회를 드립니다. 굳이 오늘 하셔야 될 건 아니고요. 2월 22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이곳 대심판정에서 속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평우 변호사 = "준비를 다 해왔는데..."
이정미 재판관 ="다음 변론기일은 오전에, 다음번에 하시면 되고요. 지금 12시가 되지 않았습니까?"
김평우 변호사= "지금까지 12시에 변론을 꼭 끝내야 된다는 법칙이 있습니까?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해요?"
이정미 재판관 ="다음 기일은 22일에 진행합니다."
김평우 변호사 ="왜 함부로 진행하고 그래요?"
재판부 전원 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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