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김세연, 안철수 위원을 제치고 국회의원 중 재산 순위 1위에 등극한 가운데 김병관 의원의 재산 축적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6년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김병관 의원의 재산은 1678억원에 달했다.
김 의원의 재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건 주식이다. 김 의원은 자신이 몸담았던 게임업체인 웹젠 주식 943만5000주(27.2%)를 보유, 현재가액이 1410억원에 이른다. 전체 재산 중 주식 보유액이 약 84%에 이른다. 나머지는 현금 자산이 상당비중을 차지한다. 김 의원은 지난해 배우자 명의의 카카오 주식 18만6661주를 전량 매각해 현금화 한 바 있다.
다만,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20대 국회의원 신규재산등록 당시 신고한 총 재산 2341억원 대비 662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웹젠의 주식가치가 5개월 새 20% 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주식부자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IT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의원은 한국과학기술원 진학 후 산업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뒤 게임개발업체 넥슨 개발팀 팀장으로 활동하다 2000년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솔루션홀딩스를 창업했다. 3년 뒤 솔루션홀딩스를 NHN에 매각하면서 NHN 초기 멤버로 합류했고 NHN의 게임 분야 사업을 맡았다.
2005년 NHN게임즈 대표를 역임한 후 2010년 NHN게임즈와 웹젠이 합병하면서 김창근과 함께 합병법인 '웹젠'의 각자 대표를 맡았고, 2012년부터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웹젠은 지난해 4월 기존 PC기반 인기게임 '뮤'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 '뮤 오리진'을 출시, 6개월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원스토어(이동통신사 통합 스토어), iOS 앱스토어 등 3개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김병관 의원은 2015년 NHN엔터테인먼트가 웹젠 지분 679만5143주(지분율 19.24%)를 펀게임에 2039억원에 매각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난해 1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권유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도 성남분당갑 지역으로 의원으로 출마, 선거구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더욱이 게임업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의원이 됐다.
김 의원은 같은해 5월 웹젠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지만 웹젠의 보유 지분은 고스란히 안고갔다. 김 의원은 또 같은해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청년부문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 의원은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대변인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국회의원 당선 후 "게임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곳에서 게임과 IT산업의 발전을 위해 힘써보겠다"며 "당이나 정치권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셧다운제’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다.
김 의장은 “이명박 정부 이후 게임을 마약으로 보면서 셧다운제 등으로 규제하기 시작한 것이 게임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좋은 인력들이 게임업계로 잘 안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의장은 웹보드게임 규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웹보드게임은 온라인상에서 하는 보드게임을 말한다. 인터넷에 접속해 PC화면에 하나의 보드를 만들어놓고 진행하는 게임방식으로 웹사이트에서 하는 바둑, 고스톱, 포커, 장기 등을 말한다. 현재 웹보드게임은 월 30만원 이상 결제가 불가능하다.
김 의장은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은 인정하지만 이걸 도박이라고 처음부터 규정하고 정책을 펴는 것은 문제"라며 "도박으로 흐르지 않도록 규제해야 하는 데 실제 카지노에서 규제하듯이 결제한도부터 규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병관 의원의 뒤를 이어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이 총 재산 1558억원으로 국회위원 중 재산 순위 2위를 차지했다. DRB동일(881만주)과 동일고무벨트(193만주) 등 주식 평가액이 1323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과 예금도 수백억 원대에 달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재산 1195억원을 신고하며 지난해 1위에서 두단계 떨어진 3위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의 재산은 지난번 신고 때보다 433억원 줄었다. 본인 명의 안랩(186만주) 주가가 하락해 평가액이 435억원 하락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엠스퀘어송도제일차 회사채 110만주를 전량 매각해 예금으로 전환했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507억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정 위원이 그 뒤를 이었다. 박 의원의 재산은 토지(218억원)와 건물(53억원), 예금(65억원), 채권(172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박정어학원'의 원장인 박정 의원의 재산은 229억원으로 신고됐다.
사진 = 국회의원 재산 순위 1위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 출처=김병관 의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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