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1100여 가구가 밀집해 있는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6분께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1시께 가건물 4개 동 30여 가구가 전소되며 불길이 잡혔다.
구룡마을 화재로 주민 13명이 대피했고 70대 남성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는 일단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상자 1명은 연기흡입으로 인한 것으로 중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헬기 2대 등 장비 58대 190여 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 작업이 끝나는대로 재산피해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구룡마을은 마을 전체가 합판과 비닐, 스티로폼 등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물질로 구성돼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2009년 이후 10여 차례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2014년 11월에는 화재로 1명이 숨지기도 했다.
한편, 구룡마을은 최근 아파트 조성계획이 담긴 개발계획이 진통 끝에 통과되면서 특별공급 문제를 두고 주민 간 의견이 갈리며 난항을 겪어 왔다.
구룡마을은 지난해 11월 ‘개포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안’이 통과되며 2020년 지상 5~35층 아파트 2692가구(분양 1585가구·임대 1107가구)가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될 계획이다.
구룡마을 토지주들과 강남구의 갈등으로 2년6개월간 표류했던 도시개발사업은 지난달 3일 대법원에서 열린 구룡마을 개발 관련 소송에서 강남구가 승소하며 속도를 내게 됐다.
하지만 구룡마을 양대 자치회중 하나인 '구룡마을 주민자치회'는 특별공급 불가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하며 시와 마찰을 빚어 왔다.
시는 주민들에게 임대주택 입주권을 저렴하게 제공하기로 했지만 주민들은 임대주택의 경우 보증금·임대료 부담감과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 적당한 보상이 될 수 없다며 특별공급을 통해 주거권을 확실히 보장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보상법'에 의한 주택공급은 판잣집을 건축물로 보기 어렵고 증명 자료도 부족해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민자치회는 시가 추가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일단 협의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지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위나 집회 등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어서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주민단체인 '구룡마을 마을자치회'는 개발계획이 오랜 진통 끝에 통과된 만큼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주민간 갈등도 빚고 있다.
구룡마을 개발은 인근 단지 조망권 침해나 학군 공유 문제 등으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제7구역에 자리잡은 구룡마을은 1970년대 후반에 생긴 무허가 판자촌으로 88올림픽 등에 따른 개포동개발계획에 의해 개포동에서 밀려난 주민들이 구룡산 북사면에 거주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개포중학교와 300m, 소망교회와 600m, 타워펠리스와는 2.3㎞ 거리다.
누리꾼들은 "반복되는 구룡마을 화재 막을수는 없는 건가요 답답합니다(Water****), "근데 왜 자꾸 구룡마을에 화재가 나는 걸까? 올해 다 철거한다고 뉴스에서도 봤는데 아직 불만이 있는 사람이 불을 놓은 건 아닌지 의심이 드네"(horu****), "매년 이맘때 쯤이면 구룡마을에서 화재사건이. 마치 누군가 일부로 불을 지르는 듯..냄새가 난다.."(gksm****), "구룡마을 화재를 동정하지 마세요. 이미 집주인의 70% 이상이 재개발을 노리고 들어온 외부인 입니다. 애초에 정부의 공공용지에 그 옛날 재개발에 밀려 쫓겨나 형성된 마을이 돈 보고 들어온 사람들에 의해 아직까지도 철거가 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feli****), "30년간 안전보다 돈이 먼저였던…구룡마을 또 대형화재 여긴 지옥이다"(sol****), "2014년 구룡마을 화재때도 할아버지한분 나오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화재보상땜에 업자들이 불지른거면 진짜 천벌받을 각오해라"(stel****)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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