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나이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5일 JTBC와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7 대선후보 4차 TV토론회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대선후보 5인이 원탁테이블에 앉아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날 토론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거침없는 설전이 이어지며 스튜디오를 뜨겁게 만들었다.
먼저 홍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여부에 대해 "노 대통령은 돌아가셨으니 차치하더라도 가족이 640만 달러를 뇌물로 받았으면 재수사하고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 후보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문 후보는 "그게 뇌물이 되려면 적어도 노 대통령이 직접 받았거나 노 대통령의 뜻에 의해 받았어야 하는 것"이라며 “(홍 후보는)법률가가 아니냐"고 맞받아쳤고 홍 후보는 "수사기록을 보면 당시 중수부장의 말은 노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돈을 요구했다고 돼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여부를 걸고 넘어졌다.
두 후보의 본격적인 설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문 후보가 "이보세요,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입니다"고 발끈했고, 이에 홍 후보는 "아니 말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하느냐. '이보세요'라니"라고 맞받아치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두 후보의 감정 싸움이 극에 치닫자 사회자인 손석희 앵커는 "첫 주도권 토론을 정책 검증으로 하기로 했다"며 중재에 나섰고, 분위기는 겨우 소강상태가 유지됐다.
실제 나이는 홍 후보가 1954년생, 문 후보는 1953년생으로 홍 후보가 한 살 어리다. 더욱이 사법연수원 기수도 홍 후보는 14기, 문 후보는 12기로, 문 후보가 2년 앞선다.
심상정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외교·안보 공약을 지적하며 "사장님 마인드"라고 지적에 나섰다.
안 후보는 먼저 "이스라엘군과 비교하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첫 번째는 정말 적은 국방비로도 최대의 안보를 가지고 있는 점이고 두 번째는 국방 R&D에 투자한 것이 새로운 산업으로 연결된 점이다. 세 번째로는 의무 복무 후 제대했을 때 전문가가 돼서 나와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의해 수세에 몰려 있고, 국방 R&D 역시 한 해 4조원에 이르지만 산업화와 연결되지 못했다. 이 셋에 초점을 맞춰 안보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심상정 후보는 "결국 사람이 하는데, 병사들에 대한 처우는 없다. 안 후보의 머릿속에는 기술과 산업만 있지, 사람이 없다"면서 "적은 국방비로 안보를 튼튼히 하자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수천억 원이 방산 비리고, R&D 투자가 적은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튼튼한 안보 핵심을 그렇게 협소한 시각으로 보는건 사람님 마인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외교안보, 한미관계와 사드 배치, 대북관계와 전술핵 배치론을 두고는 대체로 보수-진보쪽 후보들의 의견이 반대로 갈렸다.
특히 사드 배치에 대한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며 또 한 번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유 후보는 북핵과 사드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대해 노무현·김대중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고,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책임론으로 맞섰다.
문 후보는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고도화와 관련해 "핵 고도화를 만들어준 게 이명박, 박근혜 정부 아닌가. 노무현 정부 때는 핵실험이 초보적인 수준이었다"고 주장했고, 유 호보는 "북하느이 핵무기 실전배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사드 배치에는 왜 반대하냐"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사드 배치를 절대적으로 반대하자는게 아니라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것"이라고 맞섰고, 이에 후보는 "국민 생명을 협상카드로 쓰는 대통령이 어딨냐"라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그러면 다음 정부에서 북핵폐기 카드, 중국에 북핵폐기 공조 카드는 어떻게 하느냐"고 재반박했다.
또 유승민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을 아느냐"고 물었고, 이에 문 후보는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자 유승민 후보는 "트럼프가 중요한 문제를 얘기하면서 아베, 시진핑과만 얘기하고, 오늘도 인민군 창건일인데 우리한테는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전화 한 번 안 해주고 이런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리아 패싱이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리더십 공백이 된 이후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에 정작 당사자인 한국이 소외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미국이 한국을 '패스'한다는 뜻이다.
유 후보는 이어 "(상황이 이런데) 사드를 반대하며 어떻게 한미동맹을 지키나"라고 지적했고, 문 후보는 거꾸로 "미국이 그렇게 무시하는 나라를 누가 만들었나. 오로지 미국 주장에는 추종하니 우리와 협의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부끄러워하셔야 한다"며 맞받았다.
문 후보를 겨냥한 홍 후보와 심 후보의 군 동성애 문제도 언급됐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군 동성애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동성애에 반대하는가"라고 물었고, 문 후보는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심상정 후보는 "저는 이성애자이지만 성소수자 인권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며 문 후보를 꼬집었다.
한편, 손석희 앵커 진행의 이날 'JTBC 대선토론'은 JTBC 최고시청률은 물론, 억대 종편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닐슨코리아 기준(전국기준) 이날 토론회 1부는 15.457%, 2부는 15.961%의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나타냈다.
이날 토론은 명앵커 손석희가 각 후보들의 주장과 발언을 공평하게 분배하며 토론을 매끄럽게 진행해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사진 =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후보들이 토론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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