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불구의 훈수(訓手)] 이별 후 간보는 전 남친, 나한테 왜 이러죠?
‘사랑 같은 소리하네’...이별 후 오는 연락, 무시하는 게 답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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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 보통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연애 경험이 적진 않다. 다만 최근 5년간의 경험이 없다는 것. ‘혼자가 좋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 자신을 위로했지만 도저히 이 외로움을 참기 힘들어 남의 연애에 살짝 숟가락을 올려놓기로 한다. 연애불구의 연애훈수, 남자친구가 생길 때까지 계속된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 뷰어스=박정선 기자] 이별, 그 얼마나 어려운 단어인가. ‘서로 마음 상하지 않고 헤어지고 싶어’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진짜 이런 커플이 얼마나 될까. 헤어지는 데 어떻게 마음이 상하지 않을 수 있나. 감정이 없어 헤어지는 게 아니라면ㅡ아니 그렇다 해도ㅡ이별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단지 덜 아픈 이별과 더 아픈 이별이 있을 뿐이다.
Ep. 한 커플이 있다. 뜨거운 사랑이 시들해질 즈음 주변에서는 이 커플의 연애스타일을 두고 한 마디씩 거들었다. 남자 A에 대해서는 ‘의심이 많고 집착이 도를 넘어섰다’고 했다. 여자 B에 대해서는 ‘이미 끝난 관계인데, 왜 여지를 주느냐’였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져’라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다 진짜 이별을 맞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A는 B의 회사로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 그 편지에 흔들린 A는 결국 그에게 다시 만나자고 한다. B는 매몰차게 그녀를 거절한다. 상상할 수 없는 ‘의심’까지 곁들이면서. 웃긴 건 그 이후 또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 “헤어진 남자친구, 전 정말 사랑했어요”
이미 헤어지기로 결심을 한 상황, 혹은 헤어진 상황에서 ‘사랑했어요’가 뭐가 중요할까. 먼저 그와 헤어지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성격차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거다. 조금 더 구체적인 이유를 생각해야한다. 예를 들어 상대의 미래가 불투명해서 더 이상 만남을 유지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든지, 혹은 지나친 의심과 집착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든지.
몇 차례의 이별을 했을 때, 그 이유가 같은 것이었다면 굳이 다시 만날 필요가 있을까. 분명 그 문제를 해결하기로 약속을 했을 텐데 결국은 도돌이표라면, 망할 줄 알면서 투자를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만큼 미련한 짓이 어디 있겠나. 이별 후 너무 괴로워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은 접어두길 바란다. 이별을 하면 누구나 괴롭고 힘들다. 그렇다 한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만두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 “그 편지, 도대체 무슨 의미였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남자의 편지는 무시가 답이다. 그 종이쪽지에 적혀있는 사탕발림에 흔들린 것 자체가 문제다. 이미 헤어진 마당에 편지가 웬 말인가. 그 편지의 내용이 뭐가 되었든 그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헤어지기 전 어떻게든 당신을 놓치지 않으려 했을 테니. 심지어 당신이 편지를 보고 ‘다시 만나자’는 연락을 했을 때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헤어진 후 연락이 오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섹스가 고팠거나, 좋은 남자 콤플렉스에 걸렸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의 감성팔이에 당신을 이용했거나. 이 남자의 경우는 감성팔이에 가깝다. 솔직히 필자도 그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그의 SNS를 보고 그런 해괴망측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했다. B는 SNS에 소위 말하는 ‘SNS 허세남’에 불과했다. 그녀가 연상될 법한 사진과 영화 대사는 물론이고 그녀와의 추억이 있는 장소까지 들먹이며 허세를 부려대고 있다.
이 편지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난 너와 다시 만날 마음은 없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어’라는. 솔직히 사이코패스의 느낌까지 묻어난다. 결국 그의 편지에, 그의 SNS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당신만 피곤해진다. 좋은 추억은 개뿔, 그냥 과거의 남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단 솔로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 조금 더 솔로의 생활을 함께 즐기고 싶지만, 더 좋은 사람을 만나라는 멘트를 곁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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