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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TV로 시청하고 있다. (사진=포커스) |
[스타에이지] 우병우 문제와 최순실 게이트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1년 4개월 남겨두고 헌법 개정, '개헌'을 전격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24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임기 내에 개헌을 완수하겠다"며 적극적인 개헌 주도 의사를 밝혔다.
야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언급이 우병우 문제와 최순실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 의혹을 덮으려는 국면 전환용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날 종합편성채널 JTBC는 최순실씨 사무실에 있던 개인용 컴퓨터(PC)에서 200여개의 파일을 입수해 분석, 최씨가 박 대통령의 발언 전에 해당 연설문 또는 국무회의 모두 발언 등을 사전에 받아 보고, 심지어 수정한 의혹까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시정 연설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 설명을 마친 뒤, 5년 단임 대통령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 정치는 대통령 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다시 차기 대선이 시작되는 정치 체제로 인해, 민생보다는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투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업의 장기 투자와 경영,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저지에도 5년 단임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구상하고 만들자"며 "향후 정치 일정과 여론을 감안할 때 개헌은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박 대통령의 개헌 발언에 정치권을 술렁였다. 각종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면 전환을 기대하며 개헌 제안을 환영했지만 야당은 개헌 발언 의도의 순수성과 시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이) 3선 개헌할 때 그 때 모습이 떠오른다"며 "정권 연장을 위한개헌 음모처럼 비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5년 단임제'를 바꾸자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현재의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아닌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내각책임제' 등이 개헌 내용으로 거론된다.
박 대통령은 ‘4년 중임제’ 개헌을 지지, 2012년 대선 과정에서 공약했었다. 친박계는 대통령이 외치를 맡고, 국무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12월 대선 때까지 개헌을 마무리 지으려면 가장 이른 개헌 시기는 내년 4월 재보선 때로 예상된다. 하지만 차기, 19대 대통령부터 개헌을 적용하려면 개헌 적용 시점은 복잡해진다.
분권형 대통령제나 의원내각제가 도입되면 2018년 2월부터 시작되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20대 국회의원들의 임기 종료 시점인 2020년 5월에 맞춰 2년3개월로 단축해야 한다.
한편, 개헌은 1948년 7월17일 국회에서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헌 헌법이 제정된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1952년 1차 개헌은 간선 방식으로는 재선이 어려워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하기 위해 추진됐다.
1954년 2차 개헌은 초대 대통령에 한해 연임 제한을 철폐하기 위한 것으로 가결에 1표가 모자랐지만 반올림으로 통과됐다.
1960년 3차 개헌은 내각책임제를 도입했다. 같은해 3.15 부정선거 관련자 등을 소급 처벌하기 위한 4차 개헌도 이뤄졌다.
1962년 5차 개헌은 5.16 군사 쿠데타로 등장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대통령 중심제가 부활했다.
1969년 6차 개헌과 1972년 7차 개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구집권 기반을 마련했다. 3선 개헌에 이어 간선 개헌으로 유신헌법 체제가 들어섰다.
이후 12·12사태로 등장한 신군부는 1980년 8차 개헌으로 대통령 7년 단임제의 5공화국을 출범시켰다.
현행 헌법 체제는 민주화 열망이 폭발한 1987년 9차 개헌을 통해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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